최소 6대 1에서 최대 64대 1. 이강토(연세대 의예과 1년·안양 신성고 졸)씨가 이겨낸 수시 경쟁률이다. 그는 2014학년도 대입에서 입학사정관제와 논술·구술 중심 등 전형을 가리지 않고 △연세대 의예과 △서울대 통계학과 △한양대 의예과 △고려대 수학과 △카이스트(KAIST) 등 5개 대학에 수시 합격했다. 쑥스러워하며 전한 이씨의 합격 비결은 '공교육'이라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입학사정관제|교내 활동 적극적으로 참여… 단순 성과 강조 지양해

이강토씨는 고교 입학 당시 목표가 서울대 통계학과 진학이었다. 서울대 통계학과는 정원 100%를 수시모집으로 뽑는다. 목표 달성을 위해 수시모집에 집중한다는 게 그의 전략이었다. "서울대를 제외해도 각 대학에서 선발하는 인원이 정시보다 수시에서 더 많습니다. 정시에만 몰두하는 건 위험 부담이 크다고 생각했죠.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은 고 3때 한 번만 실수해도 1년을 다시 준비해야 하잖아요."

그가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를 처음 쓴 건 작년 이맘때였다. 서울대 통계학과에 지원하기 전 두세 달 동안 집중해 자소서를 작성했다. "처음에는 막막했습니다. 주변에서 아무 말이나 써보라고 했는데 분량도 못 채웠고, 글도 이상했죠. 생활기록부(이하 '생기부')를 열람하자 돌파구가 보였습니다." 이씨는 고교 생활을 되돌아보기 위해 생기부를 출력했다. 자신이 한 일을 키워드별로 정리하고 지원 학과(통계학과)와 연관된 활동에 살을 붙였다. 그가 교내 활동으로 내세운 건 '수학 동아리 활동''창의적 산출물 발표대회 참가' 등이었다. 수학과 관련 깊은 통계학과와 어울리는 내용이다. 그는 "수학을 좋아했기 때문에 고교 동아리 활동을 했다"며 "자기가 하고 싶은 교내 활동에 참여하면 자소서 내용이 풍부해진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소서 작성 시 발전하는 면모를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그는 고 2때 조원 둘과 함께 '창의적 산출물 발표대회'에 출전해 경기 안양시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씨는 단순히 성과만 강조하지 않았다. 대회에 출전하며 △같은 조원들과 어떤 토론을 했는지 △시대회서 다른 출전팀을 만나 무엇을 느꼈는지를 설명했다.

자기가 읽은 책을 소개할 때는 비판적 사고를 보여줬다. 수학을 순수응용 분야로 나누고 순수 수학만을 옹호하는 '어느 수학자의 변명'(G. H. 하디 글)에서 저자를 비판하는 식이었다. 책을 읽고 오히려 현대 사회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준 응용 수학을 옹호하며 통계학과에 지망하는 이유도 넌지시 밝혔다. 이런 와중에 책의 줄거리는 한 줄도 쓰지 않았다.



논·구술|내신 준비하며 개념 다져… 과학Ⅱ는 필수 선택

이씨가 합격한 5개 대학은 논술·구술의 형태로 학생의 수학과학 능력을 평가했다(한양대는 수리 논술만 실시). 이씨는 논·구술을 준비하는 이과 수험생에게 "고교 과정을 완벽히 이해하는 게 논술 대비의 기본"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수리 논술은 매번 새로운 유형으로 출제된다. 기출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응용력을 기르는 게 효과적인 이유다. "수리 논술은 분명히 어렵습니다. 그러나 풀이를 보면 다 아는 내용일 경우가 많습니다. 기본 개념을 잘 적용하지 못해서죠. 그래서 내신 공부가 중요합니다. 내신을 준비하며 기초적인 내용을 완전히 이해한다면 다양한 유형에 적응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수학동아리는 이씨가 고난도 수리 문제를 푸는 데 큰 도움을 줬다. 고 1 2학기에 새로 생긴 수학동아리는 이씨를 포함해 십여 명이 참여했다. 각자가 '어려우면서 같이 풀어볼 만한 수학 문제'를 모임에 가져와 함께 해답을 찾는 식이었다. 서로 다니는 논술 학원에서 얻은 문제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씨는 'xMO' (cafe.naver.com/xmo)라는 인터넷 카페에서 세계 각국의 경시 대회 문제를 가져왔다. 그는 "양질의 문제를 실력 있는 친구들과 함께 풀다 보니 문제 해결력을 길렀다"고 말했다.

과학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논·구술 전형에 지원한다면 과학Ⅱ 선택은 필수다. 고교 교과 과정, 즉 출제 범위에 속하기 때문. 연세대 2014학년도 모집요강에는 '과학 논술 시험에서 과학Ⅱ 수준까지 출제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이는 올해도 마찬가지다. 이씨는 "연세대 문제가 물리Ⅱ와 관련된 '전자기학'에서, 서울대 공과대학 구술 평가가 물리Ⅱ 범위인 '현대물리'에서 나왔다"며 "논·구술을 대비하려면 수능에서 선택하지 않더라도 과학Ⅱ 과목을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