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014월드컵 H조 2차전(23일 오전 4시) 상대인 알제리는 본선대비평가전에서 3전 전승을 거뒀다. 5월 8일 국제축구연맹 발표 기준으로 모두 33위 이상인 슬로베니아(29위)-루마니아(32위)-아르메니아(33위)를 이긴 것이라 더 의미가 있다.
이 과정에서 알제리대표팀의 바히드 할리호지치(62·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감독은 본선 최종 23인 명단보다도 많은 25명을 투입하는 폭넓은 선수 기용을 보였다. 게다가 전술마저 첫 2경기는 4-2-3-1과 4-3-3의 혼합 형태, 마지막 루마니아전(2-1승)은 4-3-3으로 서로 달랐다.
여기에 월드컵 본선 출전이 확정된 후에야 가세한 수비수 아이사 만디(23·스타드 랭스)와 미드필더 나빌 벤탈렙(20·토트넘 홋스퍼)·리야드 마레즈(23·레스터 시티)의 존재는 전력 파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알제리 내부에서는 대표팀의 월드컵 준비 과정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5일 오후 알제리 프랑스어 뉴스사이트 '튀 쉬르 랄제리'는 군인대표팀의 압데라흐만 메흐다우이 감독과 단독 인터뷰를 통해 평가전 3경기를 모두 마친 자국대표팀을 심층분석했다.
메흐다우이 감독의 분석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루마니아전 선발은 아마 벨기에와의 1차전(18일 오전 1시)에도 나올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메흐다우이 감독은 "골키퍼 라이스 음보리(28·CSKA 소피아)는 루마니아전을 통해 본선 주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메흐디 모스테파(31·AC 아작시오)가 맡은 오른쪽 수비수가 가장 미비하다고 생각해서 조금 걱정이다. 수비가 취약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슬로베니아·아르메니아를 상대로는 모하메드 젬마무체(29·USM 알제르)가 골문을 지키고 아이사 만디(23·스타드 랭스)가 오른쪽 수비로 풀타임을 뛰었다. 음보리는 2010월드컵과 2013년 아프리카선수권 참가자이자 최근 12개월 동안 알제리대표로 소집된 골키퍼 6명 중 유일한 유럽파이기도 하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주 위치인 모스테파는 오른쪽 수비/미드필더도 가능하다. 비록 소속팀은 이번 시즌 프랑스 1부리그를 최하위로 마감, 2부리그로 강등되나 리그 13경기에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올 정도로 핵심전력이었다.
평가전 3경기에서 2실점만 했음에도 메흐다우이 감독은 만족하지 않았다. 오른쪽 수비라는 부분적인 문제 외에도 "대표팀 구성원은 클럽처럼 항상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가끔 모이는 관계다. 따라서 전술을 일부만 이해하거나 오해나 착오가 생기게 마련"이라면서 "루마니아전 실점 과정에선 특히 중심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면 호평이 우세했다. "최근 평가전 3연전에서 알제리는 전반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사실 루마니아는 알제리보다 강한 팀이라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알제리대표팀은 승리를 원했고 대단히 훌륭했다"고 칭찬했다.
"초반에는 고전했고 겁을 먹어 어쩔 줄 모르는 것 같은 느낌조차 받을 정도였다. 상대가 공간을 적게 내주기도 했다"면서 어려운 순간도 말했으나 "하지만 선제골을 넣고 자신감을 얻었다. 수비에 단점은 있었으나 선수들은 잘 훈련됐고 감독의 전술적인 통솔도 원활했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이어서 개인적인 평가에 들어갔다. "공격수 엘 아르비 힐렐 수다니(27·디나모 자그레브)와 이슬람 슬리마니(26·스포르팅 CP)는 여러 차례 득점기회를 만들었다. 후반에는 경기를 더 지배하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면서 "게다가 내가 보기에 미드필더 하산 옙다(30·우디네세 칼초)와 슬리마니는 아직 최상이 아니다. 기술이 좋은 날개 압델무멘 자부(27·클뢰브 아프리캥)도 번뜩였고 미드필더 나빌 벤탈렙(20·토트넘 홋스퍼)은 기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루마니아전에서 수다니는 추가 골을 넣었고 벤탈렙은 선제골을 넣었다. 자부는 유효슈팅으로 벤탈렙의 득점에 상당 부분 공헌했다.
루마니아전에 이전과 다른 전술로 임한 할리호지치 감독에 대해서도 "감독의 전술도 팀에 유익했다"면서 "칼 메자니(29·FC 발랑시엔)는 미드필더로 좋은 경기를 했다"고 지목했다. 중앙 수비수가 주 위치인 칼 메자니(29·FC 발랑시엔)는 최근 출전한 A매치 3경기에는 모두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왔다. 별도의 공격형 미드필더가 없는 4-3-3에서 벤탈렙과 사피르 타이데르(22·인터 밀란)가 중앙 미드필더로 각각 1골 1도움을 기록한 이면에는 메자니의 수비적인 뒷받침이 있었다.
메흐다우이 감독은 루마니아전 후반 교체 투입 선수에게도 관심을 보였다. "옙다는 우수한 선수다. 마레즈와 미드필더 야친 브라히미(24·그라나다)는 기술 수준이 높고 상대 수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능력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이들의 활약으로 알제리는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했고 결국 루마니아는 전의를 완전히 상실했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평가전 전승으로 조별리그 통과에 대한 알제리 여론의 기대도 자연스럽게 커졌다. 이에 대한 질문에 메흐다우이 감독은 "난 처음부터 알제리의 16강 진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스포츠는 도전하는 것이다. 타이데르와 마레즈, 자부는 이러한 도전정신이 강하다"며 "조별리그에서 2승을 한다면 그야말로 화창한 날이 기다릴 것"이라는 낙관론을 폈다.
"월드컵 본선이라는 큰 무대에서 코치진과 선수 모두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편하게 임해야 한다"면서 심리적인 부담을 우려하면서도 "본선 참가에 의미를 두는 것은 2010월드컵으로 충분하다. 전 대회보다 더 나은 결과는 벨기에와의 1차전에 달려있다"고 대표팀의 호성적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