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남자들끼리 맘 편히 즐길 문화가 있나요? 그저 만나면 술만 먹고…. '대한민국 남자들이여, 이제 자신을 사랑하자'는 주제로 기획한 국내 최초의 남자를 위한 전시 겸 축제입니다."

이덕재(37) 스타비스코리아(Stavis korea) 대표가 푸른색 셔츠 소매를 두 번 각 잡아 접어 올리며 말했다. 스타비스코리아는 2010년 만든 전시·기획 전문회사로, 오는 27~29일 일산킨텍스에서 열리는 '맨즈엑스티벌(Men's Extival)'을 기획했다. 2040 남성들의 관심에 맞춰 중고차나 맞춤형 수트를 추천해주고, 남성 스타일 전문업체가 참관객을 스타일링을 해주는 등 남성 타깃의 여러 마케팅 부스가 설치된다. 또 철학자 강신주씨, 방송인 이동우씨가 '남자의 가치와 도전'을 주제로 강연하는 등 '남성' 주제의 자기계발 프로그램도 20여 가지 준비됐다. 엑스티벌은 전시(exhibition)와 축제(festival)의 합성어로, 그가 직원들과 만든 말이다. "2008년 프랑스 파리로 신혼여행 갔어요. 머플러를 두른 프랑스 남자를 본 순간 내가 너무 초라해지는 거예요. 스포츠 머리에 아내가 사준 축 늘어진 티셔츠. 뭐 하나 센스 있는 구석이 없더라고요." 그 후 2년의 준비 끝에 회사를 창업했다. 하지만 남성들을 위한 메시지를 담은 행사를 기획하는 데는 4년이 더 필요했다.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작년 가을에야 오래전 아이디어를 실현할 생각을 했다.

맨즈엑스티벌을 기획한 이덕재 대표는 새로 샀다는 보라색 가죽 팔찌를 보여줬다. “남자들도 예쁜 것에 열광할 줄 알아야 해요. 가끔은 섹시한 속옷도 직접 사보세요.”

"친구가 가족들 유학 보내놓고 기러기 아빠로 살면서 오피스텔에서 원룸으로, 다시 고시원으로 옮기는 걸 지켜봤죠. '저렇게 살기는 싫은데' 하는 불안감이 생기더라고요. 저와 제 또래 남성들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축제를 열기로 결심하자 스스로 바뀌기 시작했다. 늘 미용사 손에 맡기던 머리를 최신 유행의 투블럭(옆머리만 짧게 자르는 것) 스타일로 잘랐다. 눈썹도 깔끔하게 정리했다. 대표가 바뀌자 직원들도 바뀌었다. 85·90㎏이던 남자 직원 둘은 3개월 만에 10㎏씩 감량했다. 이 대표는 그들에게 '인센티브'로 정장 한 벌을 뽑아줬다.

"남자도 가꾸는 게 중요하죠.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남자만이 가족을 사랑하고 일에도 열정적일 수 있어요. 바람직하고 새로운 남성상을 만드는 데 이번 행사가 촉매제가 됐으면 합니다." 스타비스코리아에는 야근과 주말 근무가 없다. 직원에게 여가를 많이 주는 게 최고의 복지라는 생각에서다. "멘즈엑스티벌에 여성은 출입 금지냐고요? 하하, 내 남자에게 투자하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오세요. 남성과 함께 오는 여성은 무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