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4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30일 전국 투표율이 4.7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국 선거인 4129만6228명 중 196만317명이 투표했다. 사전투표가 처음 시행됐던 2013년 4·24 재·보궐선거에서 첫날 투표율은 1.71%였고, 10·30 재·보선에서는 2.14%였다. 이에 비하면 투표율이 두 배 넘게 높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높은 사전투표율이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어떤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전투표는 신분증만 있으면 주민센터 등에 설치된 전국 3506곳의 투표소 어디서든 투표할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 사전투표는 30~31일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시된다.

전문가들은 평일보다 주말에 투표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감안하면 31일까지 사전투표율은 10% 안팎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월과 10월의 재·보선 사전투표율은 각각 6.93%, 5.45%였다.

사전투표제가 전국 단위 선거에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전투표가 6·4 지방선거 전체 투표율을 얼마나 끌어올릴지, 여야 어느 쪽에 이득이 될지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전체 투표율이 올라간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전체 투표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전남 8.5%, 전북 7.34%… 유권자 동원 의혹도

지역별로는 전남이 8.5%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전북 7.34%, 강원 6.57%, 세종시 6.24% 순이었다. 수도권의 투표율은 서울이 4.27%, 경기 4.04%, 인천 4.47%로 전국 평균 4.7%보다 낮았다. 대구의 투표율은 3.38%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그다음은 부산(3.65%)이었다. 전체적으로 대도시보다는 도·농 복합지역의 투표율이 높았다. 대도시 유권자의 경우 직장·학교에 출근·등교하느라 물리적으로 투표장에 가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사전투표율이 높아진 것은 선관위와 여야 정당들이 TV와 라디오, 신문, 현수막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학에서도 모의 투표를 시행하는 등 각종 이벤트를 벌였다고 한다. 여야의 당직자·당원들이 대거 투표에 참석한 것도 투표율을 올린 요인으로 지적된다. 선관위 관계자는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점에서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과거 지방선거보다 5%포인트 정도 높은 60%대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외 나가기 전에 투표 - 6·4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30일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해외로 나가기 전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유권자 동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남 곡성경찰서는 모 군수 후보 측이 유권자를 동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차를 동원해 유권자를 실어 나르는 것은 명백한 불법으로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고 했다.

여야 서로 "유리" 상반된 셈법

여야는 사전투표율 상승이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권 핵심 관계자는 "사전투표로 투표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젊은층의 투표 참여가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며 "이들의 투표 참여로 전체 투표율도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오는 6월 4일 선거일이 징검다리 연휴의 시작이라 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직장인과 젊은층이 사전투표를 많이 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사전투표는 투표율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인 중 하나일 뿐"이라며 "선거를 미리 하는 효과만 있을 뿐 전체 투표율에 큰 영향이 없을 수도 있다"라고 했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공보단장도 "사전투표를 오랜 기간 시행해온 미국에서도 사전투표율이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적다"면서도 "첫 전국적 사전투표 시행이라는 점에서 투표율 상승효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여권 관계자는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오히려 보수층이나 장년층의 결집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갤럽의 장덕현 부장은 "실제 투표장에 가서 지켜보니 대부분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이었다"며 "젊은층 중심으로 이뤄진 사전투표율이 올라가면 실제 투표일에 보수층이 위기의식을 갖고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