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통합진보당 후보의 '사퇴'를 통한 야권 후보 단일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통진당 고창권 부산시장 후보는 29일 기자회견에서 "부산 지방 권력의 교체를 위해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울산에 이은 통진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의 두 번째 사퇴 선언이다. 울산에서는 통진당 후보가 사퇴한 뒤, 정의당 조승수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범 후보와 단일화해 야권 후보로 확정됐다.

고 후보는 "무소속 오거돈 후보와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의 격차가 뚜렷하지 않아 여전히 새누리당 일당 지배가 반복될 우려가 있다"며 "20년간 실현하지 못한 부산 지역 권력 교체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고 후보는 "세월호 참사와 노동자 문제를 오 후보가 공동 대응하면, 야권연대 용의가 있다", 오 후보는 "단일화를 못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지역 정가에서는 고 후보의 사퇴가 오차 범위 내 접전 중인 부산시장 선거 판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병수·오거돈 후보의 지지율이 2~3%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았는데, 고 후보의 지지율이 3~5%였기 때문이다. 오 후보 측은 상승세인 지지율이 고 후보의 사퇴로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 측은 "종북 좌파 이념과 정체성을 뒤섞은 잡탕 무소속 후보가 부산을 대표할 순 없다"고 비난했다. 새누리당은 '사퇴 단일화'가 오히려 보수층 결집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했다.

여야는 울산·부산에서 시작된 통진당 후보의 '사퇴 단일화'가 전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야당이 통진당과의 단일화는 없다더니 뒤로는 '사퇴'라는 꼼수를 쓰고 있다"고 했고,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우리의 기본 입장은 통진당과의 연대 불가지만, 통진당 후보의 자진 사퇴까지 뭐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