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28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세월호 격침설' '해경의 민간 잠수사 살해 위협설'등 괴담(怪談) 수준의 주장들이 여과 없이 나왔다.

통진당 이상규 의원 주최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일부 희생자 유가족도 방청석에 있었다. 이 자리에 패널로 나온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는 "해경선이 (내가 있던) 바지선으로 돌격해 충돌했다"며 "(바지선 인근에 있던) 다이빙벨에 충돌하기 위해 온 것으로, 명백한 살해 위협이 진행됐다"고 했다. 하지만 다이빙벨은 논란 끝에 투입됐다가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하고 구조 작업에서 철수했다.

그는 또 "(구조된) 아이들이 계란 냄새가 났다고 했고, 제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면서, 주황색 작업복을 입고 구조된 세월호 생존자를 지명해 "폭발물이나 화학물 관련 인물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세월호 폭파설'을 시사한 것이다.

세월호 피해 가족, 국회서 진상규명 요구 행진 - 세월호 참사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사고 진상 규명과 특별법 합의 등을 요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자신을 '대한문 앞에 있는 사람'이라고 밝힌 한 토론회 참가자는 '세월호 격침설'을 제기했다. 그는 "군산 앞바다에서 어뢰가 발사돼 세월호 쪽으로 가는 사진이 있다"며 "진도 앞바다에서 (누군가) 잠수정을 동원해 어뢰에 맞은 세월호를 들이받아 침몰시켰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신상철 전(前) 서프라이즈 대표는 "세월호에 타고 있던 여러 생존자가 증언한 것이기 때문에 너무나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세월호 사건을 독일의 유대인 집단 학살의 상징인 '아우슈비츠'에 빗대며 "세월호도 (아우슈비츠처럼) 보존해야 한다"고도 했다.

유족 대부분은 이들의 이야기를 묵묵히 듣고 있었다. 그러다 한 유족이 "××놈, ×새끼"라고 외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토론을 지켜본 한 유족은 "진도에서부터 저렇게 해오더니, 이젠 정말 뭐라고 하기도 지친다"며 "왜 자꾸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일부 유족은 이들의 주장에 동조하거나, 신 전 대표가 '세월호 보존 가처분 신청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자 토론회 뒤 모여서 의논을 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행태에 대해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회 관계자는 "저렇게 자극적인 말을 하다 보면, 유족들도 '아니다' 싶다가 다시 한번 귀가 솔깃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일부 네티즌도 확실히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속셈"이라고 했다. 통진당이 이들에게 국회 차원의 '토론의 장'을 열어준 것에 대해서, 다른 야당 관계자는 "그동안 통진당은 어디에도 낄 곳이 없었다"며 "유족이 참가한다는 호재를 노려 존재감을 과시하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진당 측은 "합리적으로 추론해 가설을 이야기해보는 자리"라며 "판단은 각자의 몫"이라고 했다.

한편, 세월호 유족들은 전날 130여명이 국회로 찾아왔으나 이날은 30여명 정도가 남아 "여야는 세월호 선장이나 일등 항해사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며 "국조가 합의될 때까지 국회에 계속 머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