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25일(현지시각) 조기 대선을 치른다.
유권자들은 현지시각 25일 오후 8시(한국 시각 26일 오전 2시)까지 투표하며, 최종 결과는 다음 날 오전(한국시각 26일 오후)에 나올 예정이다.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초콜릿 왕’으로 불리는 재벌 출신 정치인 페트로 포로셴코(48)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현지 3개 기관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포로셴코는 과반이 넘는 53.2%의 지지율을 얻었다. 2004년 ‘오렌지 혁명’의 주역이었던 율리야 티모셴코(53) 전 총리는 10.1%의 지지율을 얻어 2위를 기록했다. 이 여론조사는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전국 유권자 6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1·2위 후보 모두 우크라이나 내 친서방파의 대표적인 인사로, 이번 선거에서 친러시아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 통신은 친러시아파와 친우크라이나파 정치인이 맞붙던 과거 대선과는 선거 지형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번 선거 투표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투표율이 저조할 경우, 차기 정권의 정당성을 두고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전체 유권자 약 3650만명 중 러시아에 통합된 크림반도 주민 180만명(5%)은 이번 대선에는 빠지게 된다. 또 유권자의 14%를 차지하는 도네츠크·루간스크주(州) 주민들도 분리독립에 나선 만큼, 투표 참여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중순 독립을 선언한 이들 지역 내 친러시아 세력들이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을 장악하거나 직원들을 위협하는 등 투표를 물리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것도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르세니 야체뉴크 우크라이나 총리는 한 TV 연설에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통령 투표를 통해) 책임을 다하면 다할수록 이번 선거의 의미는 더 커지게 된다”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투표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대선이 치러지기도 전에 정당성 논쟁이 불거진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3일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선택을 존중하겠다”며 선거 결과를 인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일단 지켜보자”는 단서도 달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측은 이번 대선이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전체 지역 선관위의 93%가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러시아 정부가 친러시아 세력의 폭력행위를 막을 수 있도록 영향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정국이 안정을 되찾으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한다. 데니스 푸쉴린 도네츠크 자치공화국 대표는 “모든 물리적인 수단을 동원해 투표 진행을 뒤집겠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총 18명의 후보자가 경쟁을 벌이는 이번 대선에서 포로셴코가 과반 이상의 표를 얻지 못할 경우, 우크라이나는 다음 달 15일 1·2위 간 재투표를 치르게 된다.
동유럽 최대 초콜릿 회사 ‘로셴’의 창업자인 포로셴코는 전형적인 기업 출신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친유럽계가 주도한 2004년 오렌지 혁명(민주화 운동)에 가담했지만, 친러시아계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 집권기에도 외무장관과 경제장관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