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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최세희 옮김
다산책방|208쪽|1만2800원

장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알려진 영국 소설가 줄리언 반스는 2008년 아내 팻 캐바나를 뇌종양으로 잃었다. 사별은 지독한 슬픔이었지만 삶의 무대에서 만나는 진부한 사건이기도 했다. 다들 눈물을 흘리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슬픔을 툭툭 털고 일어난다.

반스는 그 과정을 거꾸로 했다. 처음 그는 사별의 아픔에 대한 모든 질문에 입을 닫았다. 2013년, 그는 돌연 입을 열었다. 아내와의 사별 경험을 5년이나 곱씹어 책으로 묶은 이 고백은 삶의 여러 층위에 대한 지적 성찰의 세계를 펼친다. 책의 원제가 '삶의 층위'(Levels of Life)인 것은 그래서이다.

작가는 성격이 다른 세 가지 글을 통해 그 층위를 보여준다. 기구(balloon)를 타고 하늘에 올라간 이들의 실화를 다룬 1장 '비상의 죄'에서 사진가 나다르는 기구를 타고 '신의 공간'인 하늘을 방문했고, 거기서 지상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때까지 평지를 벗어나지 못했던 인간의 시각은 이를 통해 다른 층위를 얻었다.

두 번째 이야기 '평지에서'는 영국 장교와 프랑스 여배우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 단편소설이다. 버나비는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으로 인생이 부과하는 삶의 무게를 버티고 싶어 한다. 반면 베르나르는 "기구를 탄다는 것은 곧 자유를 누리는 것"이라며 청혼을 거절한다.

세 번째 이야기 '깊이와 상실'은 아내를 잃은 반스가 그간 사유하고 느꼈던 것들을 진술한 에세이다. 묘미는 그 진술을 곱씹는 데 있다. '비탄은 시간을 바꾼다. 시간의 길이를 시간의 결을 시간의 기능을 바꿔놓는다'같은 문장이 책장을 오래 붙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