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세월호 참사로 봄 축제가 취소된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교내 한 벽면에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메시지가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5월은 대학가 축제의 계절이지만 세월호 참사 추모 분위기 속에서 총학생회에서 축제를 줄줄이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2014.5.22

개신교 목사들이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부적절한 돌출 발언을 한 것이 23일 뒤늦게 알려져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부회장 조광작(73) 목사는 지난 20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긴급임원회의에서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천안함 사건으로 국군 장병들이 숨졌을 때는 온 국민이 경건하고 조용한 마음으로 애도했는데 이번에는 왜 시끄러운지 이해를 못 하겠다.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흘릴 때 함께 눈물 흘리지 않는 사람은 모두 백정”이라는 말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조 목사는 “배를 타고 제주도를 가다 사고가 나니 안타까운 마음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했던 말이다.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고 있다”면서 ‘백정’이란 표현에 대해선 “소 잡는 백정들이 눈물 흘릴 일이 없듯 국가를 소란스럽게 하는 용공분자들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뜻에서 했던 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자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유가족분들과 실종자 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드리며 용서를 구한다"며 한기총에 부회장 사퇴서를 제출했다.

한편 강남 최대 규모의 개신교회인 사랑의교회 오정현(58) 담임목사도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아들의 ‘국민 미개’ 발언에 관한 말로 논란을 일으켰다. 사랑의교회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대표적인 대형 교회 중 하나다.

기독교계 인터넷신문 뉴스앤조이가 23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오 목사는 지난달 27일 미국 남가주사랑의교회 순장반 간담회에 참석해 “정몽준씨 아들의 말이 잘못되기는 했지만 틀린 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오 목사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 아시겠지만 한국은요, 정몽준씨 아들이 (국민들이) 미개하다고 그랬잖아요. 그거 사실 잘못된 말이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거든요”라며 “아이답지 않은 말을 해 가지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희생자 유가족들이 국무총리가 진도에 방문했을 때) 총리에게 물을 뿌리고, 인정사정이 없는 거야. 몰아치기 시작하는데…”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오 목사가 ‘나도 종교자유정책연구원 같은 곳에서 그런 괴롭힘을 당했다’며 자신을 둘러싼 문제에 대해 토로하던 중 나왔다고 뉴스앤조이는 전했다.

앞서 정몽준 후보의 아들 정모(18)군은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모습을 거론하며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하겠다는데도 소리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세례하잖아.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돼서 국민의 모든 니즈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되는거지”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정 후보가 아들의 발언에 대해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지만, 세월호 희생자 가족 일부는 정군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