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중국 전지훈련 중 상대팀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김영권(아랫줄 오른쪽에서 세번 째). 사진제공=강원길 전주공고 감독

2007년, 고등학생 3학년이던 그는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전주공업고등학교에서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당시 A대표팀 코치)의 강연을 들었다. "너희들 중 국가대표가 나올 수 있다. 항상 성실하게 훈련에 임해라." 홍 감독의 한마디에 소년의 국가대표 꿈이 영글기 시작했다. 홍 감독과 쑥스럽게 악수를 하던 소년은 7년이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나설 23인의 최종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국가대표 꿈을 키워준 홍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대표팀의 부동의 중앙수비수, 김영권(24·광저우 헝다)의 얘기다. 유망한 고등학생 축구선수에서 태극전사로 거듭나기까지, 김영권이 걸어온 7년간의 성장 스토리를 스승인 강원길 전주공고 감독(46)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2012년 모교인 전주공고를 방문해 강원길 감독(맨 오른쪽)과 만난 김영권. 사진제공=강원길 감독

▶홍명보 감독과의 운명적인 만남

2002년 현대자동차배대회에서 조촌초등학교를 우승으로 이끌고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김영권. 사진제공=김영권

2007년 김영권과 홍 감독의 만남은 강 감독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강 감독은 제자들을 위해 87학번 동기이자 포항과 상무에서 한솥밥을 먹은 홍 감독을 전주로 특별 초청했다. 홍 감독은 전주공고에서 선수들을 상대로 즉석 강연을 했다. 홍 감독의 강연은 전주공고 선수들이 국가대표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강 감독은 "당시에 우리 선수들에게 멘토가 필요했고, 홍 감독이 그런 경험을 얘기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초청을 했다"고 밝혔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가 김영권에게는 운명적인 만남이 됐다. 강 감독은 "영권이가 홍 감독과 같은 중앙 수비수 였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만남이 됐을 것이다. 나중에 '홍 감독의 선수 시절 모습을 닮아라'고 얘기를 해줬다"면서 "홍 감독을 만난 이후 영권이가 국가대표 얘기를 많이 했다.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목표의식이 생긴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2년 뒤 김영권은 홍 감독과 재회했다.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이었다. 20세 이하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홍 감독이 청소년대표팀 출신의 김영권을 선발했고, 그 인연이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브라질월드컵까지 이어지게 됐다.

2005년 중학생 시절 팀 동료와 외출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김영권(오른쪽). 사진제공=김영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강 감독은 김영권의 스승이자 축구 아버지였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던 김영권은 중학교 3학년 때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가족과 헤어졌다. 김영권의 부모님은 김영권을 전주에 둔채 상경했다. 이 때 흔들리던 김영권이 축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이가 바로 강 감독이었다. "영권이 부모님께 '영권이 걱정은 말라. 훌륭한 선수로 만들어 보겠다'는 약속을 했다." 강 감독은 전주에 홀로 남은 김영권을 아들처럼 챙겼다. 김영권의 가능성을 알아본 전주공고 총동문회도 중국 전지훈련 비용을 부담하는 등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영권의 성장은 눈부셨다. 고등학교 2학년부터 주전자리를 꿰차며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하지만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었다. 강 감독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성격이 참 달랐다. 밖에서는 온순한데 경기장에만 들어서면 욕심이 많았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상대에게 돌파를 허용하면 뒤에서 걷어차기도 했다. 그런 욕심이 있었기에 지금 대표선수가 됐을지 몰라도 성장하던 시기에 쉽게 흥분하는 성격은 나중에 독이 될 수 있다. 실력이 워낙 좋으니 동료들의 실수를 지적하는 일도 있었다. 그때마다 '항상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여야 한다. 성실하지 못한 선수는 오래가지 못한다. 동료들과도 다독이면서 함께 가야 한다'며 혼을 내곤 했다"고 회상했다. 강 감독의 가르침은 김영권이 태극마크를 단 지금도 가슴에 새기고 있는 인생의 나침반이 됐다.

▶헤딩보다 발재간이 좋은 수비수

김영권의 뛰어난 발재간은 유명하다. 풋살 국가대표로 2009년 제3회 실내아시아경기대회 풋살 경기에 출전한 이색 경력도 있다. 해성중학생 시절 김영권을 처음 본 강 감독도 피지컬을 앞세운 전투적인 수비수가 아닌 기술을 갖춘 테크니션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중학교 때부터 두각을 드러냈지만 피지컬이나 몸 밸런스는 약했다. 처음에는 빠른 스피드나 패싱력, 킥력을 더욱 눈여겨봤다. 워낙 기본적인 기술이 좋아 대성 가능성이 보였다." 그렇다보니 고등학생 시절 잠시 공격수로 외도를 하기도 했다. 강 감독은 "영권이가 중앙수비를 보다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면 신나서 막 뛰어 다녔다. 경기가 안풀릴때마다 영권이를 공격수로 올렸는데 발재간이 좋고 슈팅력이 좋아 득점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러나 수비수의 발 기술은 잘 사용하면 무기가 되지만 팀에 결정적 위기를 가져다주는 독이 되기도 했다. 강 감독은 "피지컬이 약하다보니 고등학생때 헤딩을 잘 안하려 했다. 헤딩을 뜨는 척하고 공을 발로 컨트롤 했다. 발로 볼을 컨트롤하다 수비 진영에서 빼앗기는 실수도 했다"고 지적했다. 스승의 눈에 제자는 여전히 부족한 선수였다. 그는 브라질월드컵에 도전하는 제자를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과 중국에서 뛰면서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월드컵에서 유럽 선수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피지컬과 헤딩 싸움을 더 키워야 한다. 그리고 첫 월드컵이라고 부담을 갖게 되면 몸이 경직된다. 상대가 10번 공격해도 10번 다 막아야 욕을 안먹는 포지션이다. 수비 진영에서 실수하면 실점으로 연결된다. 침착하게 경기해라.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돌아와서 만나자."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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