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與野)의 충남지사 후보인 새누리당 정진석, 새정치민주연합 안희정 후보는 18일 대전KBS를 통해 방송된 첫 토론회에서 역사관을 놓고 설전을 주고받았다. 발단은 안 후보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안 후보는 당시 '친일도, 쿠데타도, 반칙도 성공하면 다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우리 역사의 잘못된 성공 신화들이 세월호 참사의 가장 깊은 원인'이라고 썼다.
정 후보는 이를 문제 삼으며 "세월호 참사가 보수 진영의 잘못이냐. 부모가 잘못했다고 못난 부모라고 하지 않는다. 대한민국과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역사를 앙상한, 어두운 역사로 부정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에 안 후보는 "나는 (글에서) 보수·진보 할 것 없이 모두 반성해야 한다고 썼다"며 "보수만 공격했다는 건 왜곡"이라고 맞받았다.
정 후보는 본지 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통합·중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론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고 했고, 안 후보는 "정 후보의 주장은 공세를 위한 공세일 뿐"이라고 했다.
◇"정통 충청 주자" vs "충청도 대망론"
충청도는 보수색이 강하면서도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어왔다. 지난 대선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충남은 대전·충북·세종보다 박 대통령(56.66%)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42.79%)의 득표율 격차가 컸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정 후보를 약 10%포인트 앞서고 있다. 도청이 있는 홍성군의 재래시장에서 떡집을 30여년간 운영한 최성근(59)씨는 "이번 침몰 사고가 이 정부의 탓은 아니지 않으냐"면서도 "그래도 인물론에선 큰 잡음 없이 해온 안희정씨가 현역 지사이기 때문에 대세"라고 했다. 반면 아산시 택시 기사인 정모(63)씨는 "문재인 의원이 '세월호는 또 하나의 광주'라고 했는데, 이렇게 야권이 색깔론만 내세우니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 후보의 이름은 다소 생소하다고 했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우리는 (지지율이)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했고,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안희정이냐 아니냐를 묻는 선거"라고 했다. 안 후보는 충남 인구(210만명) 중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90만명이 거주하는 천안·아산 등에서, 정 후보는 공주·예산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양 캠프는 설명했다.
정 후보는 "JP(김종필 전 국무총리)에 이은 JS(정진석)로, 충청 정치계의 적통을 잇고 대역전 드라마를 쓰겠다"며 '정통 충청 주자론'을 내세웠다. 정 후보의 부친인 고(故) 정석모 전 의원(6선)은 충남지사와 내무부 장관을 지냈다. 안 후보는 "2010년 선거 때 언급했던 포부와 같이 대선 주자로 열심히 준비 중에 있고, (재선에 성공한) 다음 날이라도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선언하겠다"며 '충청 대망론'을 폈다.
◇'친박계'와 '노무현 복심'
두 사람은 고려대 선후배 사이지만 친분이 깊지는 않다. 정 후보는 16~18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박 대통령과 가까워졌다.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는 등 비박(非朴)계와도 교류 폭이 넓다. 재선을 노리는 안 후보는 충남 논산 출신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다.
정 후보는 "안 후보의 대망론은 친노계에서 만들어낸 것"이라며 "'문재인이 실패했으니 다음은 안희정'이란 등식은 안 통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도정 평가에서 충남이 '꼴찌'를 했는데, 지금은 겸손해야 할 때"라고도 했다. 안 후보는 정 후보에 대해 "도민들에게 사랑받길 바란다"고만 했다. 그는 "이제 문재인 의원이 경쟁자인가"라는 질문엔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우리 모두는 한 당, 한 팀"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