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팀에는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 축구를 주름잡는 선수가 즐비했다. 하지만 스페인 리그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18일(한국 시각) 원정에서 바르셀로나와 벌인 리그 최종전에서 1대1로 비기면서 승점 90을 획득해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이상 승점 87)를 제쳤다. 18년 만의 라 리가(La Liga·스페인 프로축구) 우승이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리앗 잡는 법'은 인상적이었다. 화려한 개인기를 가진 스타를 봉쇄하는 법, 수세 상황에서 골을 뽑아내 지키는 방식 등 약팀이 강호를 상대할 때의 정석을 보여줬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출신인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은 선수단을 하나의 팀으로 묶어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라는 두 거인을 쓰러트렸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5일엔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벌인다.
올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플레이는 월드컵에서 강팀들을 상대해야 하는 한국 대표팀이 '교과서'로 삼을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에 출전했던 송종국 MBC 해설위원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메시와 호날두 등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를 막아내고 빠른 역습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며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벨기에 등 한 수 위의 팀들을 상대할 때 우리 대표팀이 참고할 만한 전술이 많다"고 말했다.
◇'공격적인' 수비
올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리그 최소 실점(38경기 26실점) 팀이다. 1경기당 1골도 내주지 않은 '짠물 수비'의 원동력은 공이 하프 라인을 넘기 전부터 상대를 밀어붙이는 전진 압박에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최전방 공격수들은 적극적인 몸싸움과 태클로 상대 공격 전개 속도를 늦췄다. 이는 수치에서도 나타난다. 최전방 공격수인 디에구 코스타는 리그 경기당 1.8회의 파울을 기록해 팀 내 2위를 기록했다.
공격수들이 앞에서 시간을 끌어주면 후방에선 전열을 재정비해 상대가 효과적인 공격을 할 틈을 주지 않는다. 수비 시엔 상대팀 에이스가 공을 잡을 순간 두세 명씩 달라붙는 협력 수비를 펼친다. 첼시(잉글랜드)와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에선 유기적인 수비로 한국의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인 벨기에의 에덴 아자르를 완벽하게 봉쇄했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조직적인 압박 플레이는 대표팀이 반드시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말했다.
◇속공과 약속된 플레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리그 경기당 평균 볼 점유율은 약 47%였다. 상대보다 공 잡는 시간은 적은 대신 확률 높은 공격으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펼치는 가장 위력적인 공격 패턴은 '속공'이다. 빠른 공수 전환으로 상대 수비 전열이 갖춰지기 전에 골문을 공략한다. 이때 측면 수비수까지 활발하게 공격에 가담해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슈팅 기회를 창출한다.
또 다른 무기는 선수들 간의 약속된 움직임을 바탕으로 한 세트피스(코너킥, 프리킥 등 공이 정지된 상황에서의 플레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올 시즌 리그에서 18번의 세트피스 골을 기록했다. 이는 팀 득점(77골)의 약 23%에 달하는 수치다. 18일 바르셀로나전에서도 세트피스 상황을 이용해 골을 터트렸다. 0―1로 뒤진 후반 4분 중앙 수비수 디에구 고딘(우루과이)은 가비(스페인)의 코너킥을 머리로 연결해 골문을 갈랐다. KBS 한준희 해설위원은 "우리도 빠른 발을 이용해 치고 달리기에 능한 손흥민이나 킥이 정확한 기성용 등을 활용해 역습과 세트피스 상황에서 쓸 수 있는 확실한 공격 루트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