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수 법무 법인 율촌 고문·前 KOTRA 인베스트코리아 단장

세월호 사건 이후 관피아란 말을 쓰며 행정부와 공무원을 질타하는 보도가 많이 등장했지만, 실제 어떻게 개혁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법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현 행정부 체제와 공무원 임용 제도를 유지하는 한 근본적 혁신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혁신을 이루기 위해 미국 제도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은 미국과 같이 대통령제지만 각 부서에 대통령이 임명하는 이는 장관과 차관 등 극소수다. 그나마 장관도 대부분 임기가 짧아 대부분 조직 혁신은커녕 조직을 장악하지도 못하고 떠난다.

조직 혁신을 위해서는 장관이 대통령에게 업무를 확실히 위임받고, 대통령 임기와 거의 비슷하게 일해야 하며, 추가로 각 부서에 대통령의 임명을 받아 일하는 사람의 직위와 숫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 필자가 클린턴 행정부 1기에 상무부 무역진흥조정국장으로 임명됐을 때 대통령이 상무부에 직접 임명할 수 있는 자리가 250개였다. 상무부는 총인원이 3만6000여명인 대부서로, 산하기관으로 기상청·특허청·인구조사국 등 여러 기구가 있었다. 대통령 임명직은 장관, 부장관, 차관, 부차관, 부차관보, 국장급을 비롯해 장관, 부장관, 차관, 부차관 등의 보좌관까지 직급이 다양했다. 이렇게 임명된 200여명이 투입되자 조직 파악 및 장악이 가능하게 되고, 필요에 따라 조직과 행정을 개혁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클린턴 2기에는 백악관 스스로 상무부에 임명 가능한 숫자를 150명 선으로 줄이는 조치를 취했다.

둘째로 필요한 조치는 공기업 민영화와 각 부서 산하에 산재한 협회들의 통·폐합이다. 엄격한 평가를 거쳐 국민 안전이나 핵심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공기업들은 민영화해야 한다. 국가 경제 규모가 작고 민간 기업들이 자본과 인재가 부족했던 1960~70년대엔 공기업들을 통해 국가에 필요한 기본 인프라를 갖추고 사업을 벌이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는지 모르지만, 이제는 아니다. 공기업 비효율은 여러 분야에서 증명된 지 오래다. 민영화는 관피아의 오랜 관행을 확실하게 단절할 최선의 방법이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게 공무원이란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그들이 보기에 공무원들은 평생이 보장된 직종이다. 최고 인재들이 공무원 대신 창업을 택하게 하려면 공무원직의 매력을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