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뒤 오후 1박 2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공화국(UAE)을 실무 방문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우리나라가 UAE에 건설 중인 원자력발전소 1호기 원자로 설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9일부터 20일까지 UAE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이번 원전 1호기 원자로 설치는 우리 기술로 제작된 원자로가 세계 무대에 처음 데뷔해 기술성과 안전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통령의 이번 UAE 방문을 계기로 UAE와 제3국 원전시장에 공동진출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고부가가치 고급인력의 진출과 다른 서비스산업 협력 확대 등을 통해 우리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달 17일부터 UAE와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 순방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지난달 16일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가 발생함에 따라 순방 일정을 취소했었다.

민 대변인은 “UAE와는 경제적으로 중요한 수주가 매우 많고, UAE 정부는 특히 이번 원자로 설치식을 중요시해 그간 박 대통령의 참석을 간곡히 희망해 왔었다”며 “이 행사가 대단히 중요한 국익이 걸린 사업이고, 이것을 계기로 우리나라 고급 인력의 중동진출 등을 통해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기에 직접 참석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기술로 설계한 원자로가 해외에 나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현재 UAE 내 원자력규제기관엔 선진국 출신의 엔지니어들이 100명 이상 참여하고 있는데, 우리 원자로가 이 기관의 두 차례 안전검사를 통과한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UAE에 설치되는 원자로는 1400㎿급으로서 지난 3월 17일 바지선을 이용해 마산항을 출발, 지난달 30일 UAE 원전 건설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수석은 “앞으로 건설 공정이 진행되면 2017년쯤엔 원전이 완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완공 이후 우리 기술을 국제사회에 자랑할 수도 있겠지만, 그전에라도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 원자로를 계속 수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우리나라는 UAE에서 이번 1호기를 포함해 모두 4기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인데, 지금 원전 운영회사 설립을 위한 협상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면서 “그러나 다음 달부터 중동 지역이 ‘라마단’(금식 기간)에 들어가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이번 대통령 방문을 결정한 것은 라마단 이전에 원전 운영계약에 관한 부분도 마무리함으로써 국익을 위한 모멘텀을 놓치지 않도록 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이번 UAE 방문 수행단 규모를 실무 인력 위주로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에선 윤병세 외교부·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청와대에선 주철기 외교안보수석과 조 수석 등이 이번 UAE 방문에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