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울었던 사람은 영원히 잊지 못한다."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5일 에티오피아 아프리카연합(AU) 본부 연설에서 레바논 출신 문호인 칼릴 지브란(1883~1931)의 시 '모래와 거품' 구절을 인용했다. 아프리카에서 왜 아랍 출신 작가의 시를 들고 나왔을까.
지브란은 중국과 에티오피아 양국에 친숙한 인물이다. 중국에서는 1920년대 중국어로 번역된 그의 시가 크게 유행했다. 청조 멸망(1912) 이후 군벌의 지배와 서구의 침탈, 국민당·공산당의 대립 등으로 혼란이 극에 달한 중국의 지식인들은 관념과 사상을 떠나 '삶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준 지브란의 시에서 위안을 얻었다. 지금도 그의 문장은 '명언'으로 분류돼 중국 포털사이트에서 쉽게 검색된다.
지브란의 시는 이집트를 거쳐 에티오피아에서도 유행했다. 아프리카 국가 중 드물게 고유 문자(Am haric·암하릭)를 쓰는 에티오피아는 외국 문학을 자국어로 번역해 받아들였기에, 외국 문학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리 총리는 고난의 현대사를 경험한 중국과 아프리카의 처지를 양국에 모두 친숙한 지브란의 시로 비유하면서 협력을 강화하려 했다는 해석이다.
지브란은 1883년 레바논의 브샤리 마을에서 태어나 열두 살 때 미국으로 이민했다. 1923년 출간한 산문시집 '예언자'로 800만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면서 '20세기에 영어로 출간된 책 중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란 기록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