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一家)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유씨 최측근들을 잇따라 소환하면서 유씨 일가를 직접 압박해가고 있다.

검찰은 해외에 머물며 두 차례 소환에 불응한 차남 혁기(42)씨에게 8일까지 귀국해 조사받으라고 마지막 통보를 한 상태다. 검찰은 혁기씨 귀국과 상관없이 다음 주 유 전 회장을 소환해 사법 처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6일 "현재까지 혁기씨의 귀국 조사 여부에 대한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 전 회장 소환과 차남 혁기씨 조사는 연계돼 있다"면서도 "수사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참고인서 피의자 된 천해지·세모 대표들… 6일 오후 인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에서 변기춘(42·왼쪽) 천해지 대표와 고창환(67·오른쪽) 세모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유병언 전 세모 회장 일가의 경영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은 이날 두 사람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유 전 회장의 배임·횡령·탈세 등 혐의를 도와준 경위를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혁기씨 등의 소환 불응에 대비해 이미 법무부를 통해 미국 FBI에 혁기씨 등의 소재 파악 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자진 귀국하지 않으면 강제 송환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혁기씨에 대한 범죄 혐의를 잡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검찰은 이날 측근 '7인방'인 변기춘(42) 천해지 대표와 고창환(67) 세모 대표를 소환 조사했다. 두 사람은 앞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았지만 이번에는 피의자 신분이다. 검찰은 유씨 측근 7인방 중 송국빈(62) 다판다 대표를 구속했고, 김한식(72) 청해진해운 대표도 피의자 신분으로 두 차례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아해 이재영(62) 대표에 대해 유 전 회장 사진을 고가(高價)에 매입하고, 컨설팅비 명목 등으로 회사에 7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비자금 관리인으로 지목된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와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는 외국에 머물고 있어 유씨 차남 혁기씨와 마찬가지로 8일까지 귀국하라고 통보해 놓은 상태다. 검찰은 이순자(71) 전 한국제약 이사와 황호은(63) 새무리 대표도 이번 주에 소환할 방침이다.

유씨는 지난 2010년 탤런트 전양자(72)씨가 대표로 있는 국제영상 지분을 매각한 뒤 계열사 지분을 한 주(株)도 갖고 있지 않다. 또 등기 임원 명단에도 자기 이름을 완전히 지운 상태다. 하지만 검찰은 유씨가 핵심 인사들만 참여하는 사장단 회의 '높낮이회'를 통해 계열사 경영에 깊이 관여했다는 단서와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유씨가 컨설팅 비용과 사진 값 등 명목으로 계열사로부터 500억원 이상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TV조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