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TV에서 명사(名士) 인터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얼마 전 부산의 내원정사 주지인 정련 스님을 초대해 녹화를 했다.
평생을 엄격한 수행 속에서 살아온 석암 스님을 30년간 스승으로 모시고 배워 온 탓일까. 정련 스님도 그 청빈한 삶의 내력을 이어왔다. 지금도 법복은 단 두 벌뿐이고 음식도 남기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조금만 담는다. 1972년 천막을 세워 법당을 꾸렸을 당시, 낙엽을 그러모은 맨바닥에서 침낭 하나 놓고 잠을 자고 계곡 얼음을 깨 세수를 했다고 한다. 그곳에서 신도를 하나둘 모았다. 절을 짓기 위한 시줏돈도 차근차근 걷었다. 10년 뒤 절이 세워졌다.
그 후 장애인 복지시설을 세우면서도 못 하나 나무 한 토막 허투루 버리지 못하게 해 '짠돌이 스님'이라 불렸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스님은 "내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줄이고 아낀다"고 했다. 스님 말씀을 들으며 요즘 우리네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 이상으로 사고 마구 쓰고 함부로 버린다. 적당히가 없다. 절제를 잃어버린 지 오래다.
세월호의 불행한 사건이 겹쳐 연상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배를 불법 개조해서라도 한계를 초과해 사람과 화물을 가득 싣고, 그 화물조차 제대로 묶지 않았다. 안타까운 희생의 뒷면엔 바로 우리 어른들의 비뚤어진 욕심과 도덕 관념이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님은 "욕심도 습관"이라고 했다. 멈추지 못하고 끝없이 탐하는 것, 이런 마음의 상태가 늘 일어난다면 그건 분명 습관이다. 습관을 고치기 위해 숨을 고르고, 내 안의 탐욕부터 내려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