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V에인트호번의 박지성이 4일(한국 시각) 2013~2014 네덜란드 프로축구 시즌 최종전 NAC브레다전에서 후반 교체돼 나오면서 팬들의 환호에 박수로 답하고 있다.

'한국 축구의 아이콘' 박지성(33·PSV에인트호번)은 유럽 무대에서 폭넓은 인기를 누리며 다양한 응원가의 주인공이 됐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뛰던 시절 불렸던 일명 '개고기송'은 맨유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의 단골 레퍼토리였다.

'박지성, 네가 어디에 있든 너희 나라에선 개를 먹지. 그래도 괜찮아. 쥐를 먹는 리버풀 녀석들보다는 나으니까'란 가사의 개고기송을 두고 국내에선 한국을 비하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잉글랜드 현지 팬들은 라이벌 리버풀을 야유하기 위한 위트 있는 노래로 여겼다. 지난달 27일 라이언 긱스(41) 감독 대행이 이끈 맨유가 노리치시티에 4―0으로 앞서자 현지 팬들은 맨유의 화려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박지성을 추억하는 개고기송을 부르기도 했다.

2011년 박지성이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맹활약할 당시엔 '박지성을 (다른 팀에) 팔지 마요. 만약 박지성을 판다면 우린 폭동을 일으킬 거예요'란 가사의 응원가가 맨유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래도 박지성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응원가는 PSV에인트호번(네덜란드) 팬들이 불러주는 '위쑹 빠르크(박지성의 네덜란드어 이름)'다. "위쑹 빠르크~ 데데데데~"가 가사의 전부이지만 신나는 리듬으로 국내 팬들도 사랑하는 응원가가 됐다. 2005년 박지성이 맨유로 떠나면서 한동안 들을 수 없던 이 노래는 작년 박지성이 친정팀에 복귀하며 홈 구장 필립스 스타디온에 다시 울려퍼졌다.

PSV와 NAC브레다의 네덜란드 프로축구 최종라운드 경기가 열린 4일(한국 시각) 필립스 스타디온. 후반 종료 시간을 얼마 남기지 않고 PSV 팬들은 일제히 일어나 '위쑹 빠르크'를 목놓아 불렀다. 마치 콘서트장에 와 있는 것 같은 열광적인 '떼창'이었다. 이날 2대0 팀 승리에 힘을 보태고 교체를 위해 걸어나가는 박지성을 향한 노래였다.

내년 여름까지 잉글랜드 QPR (퀸스파크레인저스)과 계약돼 있는 박지성은 이번 시즌 임대로 친정팀 PSV에서 뛰었다. 임대 연장이 되지 않는다면 이날 브레다전이 박지성의 마지막 홈경기가 되기 때문에 PSV 팬들로선 특별한 순간일 수밖에 없었다.

시즌 초반 발등 부상으로 두 달여간 결장한 박지성은 복귀 이후엔 중앙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바꿔 노련한 공수 조율로 베테랑의 힘을 보여줬다.

박지성이 없는 동안 10위권까지 추락했던 PSV는 박지성과 함께 지난 3월 8연승을 달렸고, 결국 4위로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경기가 끝나고 박지성은 마이크를 들고 팬들에게 "Dankjewel(네덜란드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관중은 힘찬 환호로 답했다.

올 시즌을 끝낸 박지성의 미래는 아직 미지수다. 그는 네덜란드 언론 인터뷰에서 "PSV에 남을 수도 있고, QPR로 돌아갈 수도 있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은퇴할 수도 있다"며 "몇 주 내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는 최근 "(박)지성이가 조만간 영국 런던에서 QPR의 구단주 토니 페르난데스를 만나 PSV에서 1년 더 뛰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퍼스타는 쉴 틈이 없다. 박지성의 PSV는 한국을 방문해 22일 수원 삼성(수원월드컵경기장), 24일엔 경남FC(창원축구센터)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내달 2일엔 박지성이 이사장으로 있는 JS파운데이션 주최의 제4회 아시안드림컵대회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펼쳐진다. 박지성은 7월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돕는 자선경기를 국내에서 열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