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에 대한 비판 여론이 팽배한 가운데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료 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도 뿌리뽑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한전KDN은 지난 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문상옥씨를 신임 감사로 선임했다. 문 감사는 한나라당 부대변인,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광주시연합회장을 거쳐 현재 새누리당 광주남구당원협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치권 인사다. 한전KDN 측은 낙하산 논란이 일자 "(문 감사가) 경영학을 전공했고 3년간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상임감사로 재직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기술보증기금은 최근 신임 상임이사로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강석진 씨를 임명했다. 그는 민정당 사무처 공채 출신으로 한나라당 부대변인, 거창군수 등을 지냈다. 금융권 경력은 전혀 없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어수선한 틈을 타 정치인 출신 낙하산이 소리소문 없이 투입되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해수부 산하 14개 공공기관 가운데 청와대나 여권 출신 인사는 5명이다. 지난해 취임한 부산항보안공사 최기호 사장은 대통령 경호실 경호안전교육원장을 지냈다. 인천항보안공사 최찬묵 사장도 경호실 차장 출신이다. 박충식 부산항만공사 운영본부장은 이군현 새누리당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김진우 울산항만공사 운영본부장은 한나라당 기획조정국 부장, 양장석 인천항만공사 경영본부장은 새누리당 부대변인 출신이다.

정부부처의 한 공무원은 "퇴직 공직자의 경우 취업제한 제도로 인해 일정부분 걸러지고 있지만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 문제는 정말 심각한 수준"이라며 "대통령이 관피아 추방을 외치고 있지만 정치인과 관료 낙하산이 서로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면서 공생하는 게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관피아뿐 아니라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도 척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이번 만큼은 소위 '관피아'나 공직 '철밥통'이라는 부끄러운 용어를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추방하겠다는 심정으로 관료사회의 적폐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까지 확실히 드러내고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강력한 공직사회 개혁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또 "해운업계는 물론 다른 분야에서도 업계와 유착관계가 형성되고, 이 과정에서 불법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하는 폐해가 생기지 않도록 앞으로 유관기관에 퇴직 공직자들이 가지 못하도록 하는 등 관련 제도를 근본적으로 쇄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