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네티즌과 좌파·진보 단체들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下野)를 요구하고 나섰다. 광주·전남 진보연대는 지난 28일 새누리당 광주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정권을 두고서는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세월호 참사를 수수방관한 박 정권은 퇴진하라"고 했다. 30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게시판 등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지난 28일에는 다큐멘터리 감독 박성미씨가 쓴 '진심으로 대통령의 하야를 원한다'는 내용의 글 때문에 한때 청와대 홈페이지가 접속되지 않는 소동도 벌어졌다.

대통령 퇴진 등을 요구하는 네티즌들 글 가운데는 박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하하거나 욕설을 담은 글도 많다. 한 네티즌은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면서 "하늘색 정장에 장신구를 치렁치렁 걸치고" "저 여자 끌어내고" 등의 표현을 썼다.

최근 한 주간지가 만든 웹툰도 박 대통령을 향해 "어려서 부모 잃어 대국민 부채 의식 없어" "국가적 재난이 공주 각하께 누(累)가 될까" 등의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치평론가 황태순씨는 "박 대통령에 대한 조직적이고 치밀한 비하와 공격이 시작됐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들이 노리는 것은 결국 이명박 정부 시절 광우병 촛불시위를 재현시키려는 것"이라고 했다.

인천대 이준한 교수는 "세월호 침몰의 원인과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 대응의 문제점 등은 냉철하게 분석하고 고쳐야겠지만 국가적 비극을 악용한 정치 선동은 가려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