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가 27일 세월호 사고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사표 수리 여부가 주목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임면권자인 대통령께서 숙고해서 판단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한 즉각적인 청와대의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법조인 출신으로 평소 신중한 성격의 정 총리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사의표명을 하기까지에는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이날 정 총리의 사의 발표 이후 청와대가 적잖이 당황해 하는 모습은 정 총리의 사퇴가 불가피하더라도 그 시점 등에 있어서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사실 청와대는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민생 수습 차원의 개각을 염두에 오고 있었다. 다만 지금은 실종자 구조 등 사고 수습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개각 폭과 시기를 두고 고민을 거듭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개각을 하더라도 사태 수습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된 다음달 중순일 가능성이 점쳐졌다. 이런 측면에서 정 총리의 이날 사의 표명은 청와대의 만류 속에 사퇴로 이미 마음을 굳힌 정 총리의 결심이 더 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청와대 일각에선 정 총리의 사퇴 결심이 확고한만큼 박 대통령으로서도 더이상 미루지 않고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 총리의 사표를 수리하게 되면 정부조직법에 따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표 수리 시점부터 총리의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이에 따라 범부처 사고대책본부 지휘도 현 부총리가 맡아야 한다.
하지만 정 총리의 사퇴를 두고 세월호 사고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판단에 정 총리가 당분간 사태 수습을 지휘할 가능성도 높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 총리의 사의 표명은 청와대와 사전 협의를 거쳤다"면서 "하지만 사표 수리에 따른 총리 공백을 염두에 둬서 당분간 총리가 세월호 사고 수습을 지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사고로) 가족을 잃은 비통함에 몸부림치는 유가족들의 아픔과 국민 여러분의 슬픔과 분노를 보면서 총리로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진작 물러나고자 했으나 우선은 사고 수습이 급선무였다"며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자리를 지킴으로써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사퇴를 결심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