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訪韓) 중인 싱가포르의 발라 레디(Reddy) 수석검사장은 24일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싱가포르에는 '부패의 가장 좋은 대응책은 사회적 비난'이란 말이 있다"며 "오명(汚名)이 무엇으로도 씻을 수 없을 만큼 크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비윤리적 행동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사회운동연합(상임대표 신영무)'이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창립 심포지엄에 참석한 레디 검사장은 "싱가포르에서는 국민적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사건이 있을 때마다 정부가 입법을 통해서라도 시스템을 개선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른사회운동연합은 레디 검사장을 비롯한 외국의 반부패(反腐敗) 전문가 3명과 김영란 전 대법관을 초청, 창립식과 함께 법치(法治) 확립에 관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언 스콧(Scott) 홍콩대 명예교수는 해양수산부 공무원들이 퇴직 후 유관 단체에 취업한 것에 대해 "홍콩에서도 주택 정책을 담당한 고위 공직자가 은퇴 후 자신이 공공주택 용지의 개발을 맡겼던 업체에서 일하려다가 국민적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며 "그 후 홍콩 정부는 공무원들이 은퇴 후 맡을 수 있는 직책에 대한 규정을 엄격하게 바꿨다"고 했다. 스콧 교수는 "그러나 (세월호 사태에서도 봤듯이) 어떤 규정을 만드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일은 아니다"라며 "사회적 차원에서 공직자가 퇴직 후 민간 부문의 관련 업무를 맡는 것이 비윤리적이란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반부패 정책에 정통한 미국계 대형 로펌 오멜버니 앤드 마이어스(O'Melveny & Myers)의 빙나 궈(Guo) 파트너는 "중국에서도 (승객의) 사망을 예상할 수 있었으면서 본인의 의무를 저버리고 간 것은 형법상 중대한 직무 태만으로 처벌받는다"고 했다. 레디 검사장도 "(승객이)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어떤 행위를 했는지 철저히 조사해서 사실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고 한국에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