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방일(訪日) 이틀째를 맞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버락과 나…" "버락, 당신은…" 하고 말했다. 전날 만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아베 총리를 공식 호칭 대신 "신조"라며 친밀감을 표시한 데 대한 화답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선 '아베 총리'라는 공식 호칭을 썼지만 안전보장에 대해 일본이 원하는 확실한 메시지를 세계에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에 국제법 질서를 지키라고 공개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가 미·일 안보조약 대상이라는 점도 천명했다. 센카쿠가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군이 개입하겠다는 의미이다. 미국 대통령이 이런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도쿄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센카쿠를 포함해 일본 시정(施政·행정)하에 있는 모든 영토는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 범위에 있다"고 말했다. 일본 TV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반복해서 방송했다. 중국의 위협에서 일본을 확실하게 지켜주겠다는 미 대통령의 약속으로 일본 국민은 받아들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뿐만 아니라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와 분쟁을 빚는 중국을 겨냥, 이례적으로 직접 거명해 경고했다. 그는 "큰 나라나 작은 나라나 모두 정당하고 공정하게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것은 중국에 대해서도 내가 직접 전하는 메시지"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 6월 미국을 방문한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담하면서 센카쿠 문제에 대해 "긴장을 완화해야 하며 행동이 아닌 외교 채널로 대화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일본에서는 미국이 일·중 갈등의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강경 발언을 한 배경에 대해 기무라 간 고베대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크림반도 사태에서 보여준 미국의 무기력에 불안해하는 일본과 동맹국의 불안을 씻어내고자 일본에서 강경한 발언을 했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미국, 중국, 러시아와 같은 대국이 일방적 행동을 하는 상황이 되면 작은 나라가 불리해지고 장기적으로 번영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완곡하지만, 중국에 대해 러시아와 같은 행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미·일 동맹 강화, 집단적 자위권 추진 등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냄에 따라 정치적 입지가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작년 12월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로 냉랭해졌던 미·일 관계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미국은 "실망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과거 전쟁에서 아시아 국가 국민에게 큰 피해와 고통을 준 점을 반성한다"면서도 "야스쿠니 참배는 전쟁을 하지 않기 위한 결의를 다지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납북 피해자인 요코타 메구미의 부모와 면담도 했다. 그는 "두 딸을 둔 부모로서 사랑하는 아이가 납치된 심정을 잘 안다. 납치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 아베 총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면담은 아베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납치 문제 담당상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