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화면 캡처

일제 침략기 중국인 피해와 관련한 소송에서 중국 법원에 선박을 압류당한 일본 미쓰이(三井) 상선이 23일 중국 법원에 40억엔(약 406억원)을 공탁금으로 내고 선박을 돌려받았다고 중국신문망이 24일 보도했다. 일본 기업이 일제 침략기 중국인 피해와 관련한 소송에서 돈을 지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개별 기업이 일제 침략으로 피해를 본 개인에 대해 배상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1972년 중·일 공동성명에 따라 청구권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미쓰이가 선박 압류 4일 만에 돈을 지불한 것은 중국의 실력 행사에 사실상 '백기'를 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19일 상하이(上海) 해사법원은 일본 선박회사가 1937년 중국인의 배 2척을 빌리고도 용선료 등을 주지 않은 사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저장성 마지산(馬跡山) 항구에 있던 일본 선박 '바오스틸이모션'호를 압류했다. 이번 소송은 2010년 확정 판결이 났지만, 그동안 중국 법원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최근 중국 내에서 강제 징용 등 일제 강점기 피해에 대한 소송이 잇따르는 가운데, 판결 4년 만에 일본 선박에 대해 강제 집행에 나선 것이다. 미쓰이는 용선료 29억엔과 이자 11억엔을 모두 지불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압류 사건이 "1972년 일·중 공동성명에 담긴 양국의 국교정상화 정신을 근본부터 흔드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일반적인 상사(商事) 계약 분쟁 사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본 기업의 이번 '패배'를 계기로 중국 내에선 유사 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중·일 전쟁 때 선박 4척을 일본에 징발당했던 '북방 항업'이라는 중국 해운사도 현재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당시 이 회사가 내준 배 가운데 3척은 전쟁 중에 침몰하고 1척은 실종됐다. 회사는 25억위안(약 416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