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세월호 관련 인터넷상 유언비어와 모욕적인 발언 등 87건을 적발하고 이 중 56건을 내사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카카오스토리 등 SNS에는 허위사실을 만들어 음모론을 제기하는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구조 작전 관련 정부가 상황을 조작하고 은폐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는 것이다. '정부가 선거 때문에 시신을 방치하고 있다' '사고는 국정원이 사주한 사고일 가능성이 크다' '해경이 실제로 수색은 않고 쌍안경으로만 수색 중'이라는 괴담 등이다.

'대통령 방문 의전 때문에 수색 작전이 3시간 중단됐다' '시신이 떠내려가지 않게 묶어놓고 시기를 보다 한 명씩 꺼낸다'는 것도 있다. 모두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 글이다.

사고 원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유언비어와 주장도 있다. "세월호 사고는 미군 잠수함 때문"이라거나 "한·미 해군이 훈련했다는데 배 밑창에 부딪힌 흔적이 발견됐다"는 유언비어에 대해 국방부는 "사고 지역은 잠수함이 다닐 수 없는 지역이고, 당시 그곳에선 작전·훈련이 없었다"고 밝혔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소장은 "정부와 언론에 불신을 가진 사람들이 사적인 생각을 자신의 이해관계에 맞게 유언비어로 퍼뜨려 정치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고 했다.

유가족에 대한 모욕적인 글도 떠돈다. 한 남성은 '여객선 침몰 ○○ 잘됐네. 부모○○들 질질 짜는 거 보고 싶다'라고 글을 올렸다. 인터넷에는 희생자 가족을 '유족충'이라 칭하는 게시물과 댓글도 있다. '살다 보면 빨리 ○○ 수도 있는 거지' '○○당한 후배 덕분에 휴교 되었다'는 글도 발견됐다.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과 같은 큰 사건이 나면 평소 오프라인에서 발설하지 못했던 것들을 사이버 공간에서 표출하려는 '인격 파탄자'들이 등장한다"며 "이들은 관심을 끌려 오프라인에서 감히 꺼낼 수 없는 발언을 배설한다"고 했다.

한편 세월호 침몰 사건을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방송에 출연해 "해경(海警)이 민간 잠수부 구조활동을 막고 있다"는 허위사실을 주장한 혐의(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로 홍가혜(26)씨를 23일 구속했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박종환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홍씨에 대해 영장 실질심사를 거친 뒤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