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구명조끼까지 양보하며 필사적으로 학생들을 탈출시킨 경기 안산 단원고 전수영 교사의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다.
22일 KBS에 따르면 단원고 2학년 2반 담임 선생님으로 어머니를 따라 교사가 된 전 교사는 세월호가 침몰하던 지난 16일 오전 9시 11분 어머니에게 “엄마 배가 침몰해, 어떡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어머니는 깜짝 놀란 마음에 바로 전화를 걸었다. 오전 9시 15분 12초간 이뤄진 짧은 통화에서 전 교사는 “아이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야 한다”는 말만 남겼다.
어머니는 KBS와 인터뷰에서 “엄마가 걱정할까 봐 ‘나, (구명조끼) 못 입었어’ 이 말은 못하고 ‘애들은 입었어’라고 얘기한 것”이라며 “(딸이) 학부형과 연락해야 하고 배터리도 없으니까 얼른 끊어(라고 했다)”고 말했다.
배가 급속하게 기울던 오전 9시 18분 친구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에서도 전 교사는 학생들 걱정만 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예쁜 내 딸, 보고 싶어. 엄마가 미안해, 사랑해” 등 일주일째 딸에게 문자를 계속 보냈지만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아직 실종 상태인 전 교사는 당시 탈출이 상대적으로 쉬운 선박의 맨 꼭대기 5층에 묵었지만 위험에 처한 제자들을 구하기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가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세계일보가 입수한 세월호 객실 배치도와 단원고 선박 배치표에 따르면 수학여행에 동행한 교사 14명 중 8명은 선박의 꼭대기층인 5층 객실에, 6명은 4층 객실을 배정받았다.
R-1방에는 첫날 구조된 이애련 교사가 배정됐다. 작은 통로 하나를 사이에 둔 R-2방에는 김소형(구조) 교사와 이지혜(실종) 교사, 17일 숨진 것으로 확인된 최모 교사가 배치됐다.
옆방인 R-3은 실종된 유니나(1반 담임)·전수영 교사와 숨진 채 발견된 김모 교사의 방이었다.
5층 로열룸은 비행기의 퍼스트·비즈니스 클래스처럼 일반 승객이 올라가지 못하도록 계단 입구가 줄로 막혀 있다. 아래층과 명확히 격리돼 있다는 점에서 이곳에만 있었다면 구조됐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5층에 묵은 8명의 교사 가운데 구조된 사람은 단 3명뿐이며, 나머지 5명은 숨지거나 실종됐다. 이는 교사들이 선박이 이상 징후를 보이자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4층 객실로 내려갔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세계일보는 전했다.
실제로 9반 담임이었던 최모 교사는 당시 SNS를 통해 “걱정하지 마. 너희부터 나가고 선생님 나갈게”라는 글을 올리고 학생 10여명을 구출한 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