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부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잡은 지 4일 만에 또다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계 무장단체의 불법 행위가 계속되는 상황에 대한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고 있다.
이날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친러시아 무장세력을 억제하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 등 관련 4개국은 지난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치안과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무장그룹을 해체하고 공공기관과 주요 시설에 대한 불법 점거를 끝내는 데 협조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도네츠크주(州)의 슬라뱐스크 등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를 점령한 친러시아계 무장세력들은 제네바 합의를 따를 이유가 없다며 불법 점거 해제를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같은 친러 세력의 불법 행위의 뒤에는 러시아 정부가 있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내부 분열 상황을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권한대행은 “우크라이나의 독립성을 말살하려 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난했다.
러시아는 이 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케리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제네바 합의를 이행하는 것을 방해하려는 세력의 소행”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는 과격 세력을 통제할 힘도, 의지도 없다”며 우크라이나 극우 민족주의 단체 ‘프라비 섹토르’를 배후로 지목했다.
한편 이날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경제를 정상화하기 위한 지원 방안과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도 지금보다 더 강도 높은 러시아 제재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