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에는 수학여행에 나선 학생들을 제외한 일반인 100여명이 타고 있었다. 이 중에는 올해 환갑을 맞은 기념으로 여행에 나선 초등학교 동창생들, 제주도 출신의 중장비 기사들, 자전거 동호회원, 개인 트럭 운송업자 등도 함께 있었다.

"동창생 중 저를 포함해서 5명만 살아남아 뭐라 말할 수 없는 심정입니다."

김정근(60·인천 중구 을왕동)씨는 "올해 환갑을 맞는 인천 용유초등학교 28회 동창생 17명이 2박3일 일정으로 배에 탔는데 5명만 생존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늑골이 부러져 진도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목포병원에 입원한 그는 동창생 12명의 생사가 불확실한 상황을 파악하고는 연신 "아, 큰일났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제주도 출신 중장비 기사들도 뭍에서 모임을 하고 돌아가던 중이었다. 허웅(52)씨는 "모임 인원이 20명을 넘는데 사고를 당해 경황이 없다"고 했다. 허씨는 "회원들의 생사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신영자(71·서울 관악구 봉천동)씨도 전날 인천에서 동호회원들과 함께 제주도 나들이에 나섰다. 신씨는 "안양천에서 함께 자전거 타는 자전거 동호회원 5명이 여행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했다. 신씨는 "제주도로 자전거 타러 가기로 하고 배에 탔는데 다른 회원 4명의 생사를 잘 몰라 걱정"이라며 울먹였다. 신씨는 "서로 동호회에서 알게 된 것도 불과 몇달 전"이라고 했다.

제주도 서귀포에 사는 김영천씨는 전날 인천에서 4.5t트럭에 전선, TV 등 화물주로부터 운송을 주문받은 물품을 가득 싣고 이 배에 탔다. 그러나 최근 약 9000만원을 주고 산 트럭은 바닷속에 가라앉았다. 김씨는 사고 당시 3층 기사실에 있었다. 김씨는 "개인트럭운송업자들이 모이는 곳이 기사실인데 여럿이 있었다"며 "다른 기사들의 생사를 알지 못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