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은 10일 1면에 김정은의 대형 사진과 함께‘국방위 제1위원장에 추대됐다’는 기사를 실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전날 열린 제13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에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재추대됐다는 소식을 보도하면서 김정은의 대형 사진을 1면에 게재했다.

사진 속 김정은은 평소 입던 짙은 잿빛 인민복 차림이 아니라 검은색 정장에 흰색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김정은이 왼쪽 가슴에 김일성·김정일 초상휘장(배지)을 달지 않았다는 점이다. 북한 주민은 모두 왼쪽 가슴에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 표시’로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단다.

12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김정은은 2010년 9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돼 공식 후계자가 된 이래 줄곧 왼쪽 가슴에 김정일 초상이 들어간 배지를 달고 등장한 뒤 2012년 4월부터는 새로운 쌍상(雙像·김일성·김정일 초상이 동시에 들어간 상) 배지를 달고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김정일 사망 2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을 때도 간부들은 물론 김정은도 왼쪽 가슴에 배지를 달고 등장했다. 당시를 비롯해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가 종종 배지를 달지 않고 공식 등장해 그 이유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날은 김정은이 배지를 달지 않은 모습이 공개돼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한 고위탈북자는 11일 데일리NK에 “김일성이 예전에 공개적인 석상에 ‘로마양복’(정장)에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자주 등장했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할아버지를 따라하기 위한 행보를 보인 것”이라며 “노동신문은 모든 주민이 보는 것이기 때문에 1면에 배지를 달지 않은 모습을 공개해 주민에게 ‘김일성과 똑같으니 그리 생각하라’는 메시지를 던져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일성은 생전에 배지를 달고 다니지 않았다. ‘자신이 가장 위대한 수령’이기 때문에 배지를 착용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이번에 배지를 달지 않은 모습을 공개한 것 역시 ‘김일성=김정은’이라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선전하기 위한 의도된 전략이란 지적이다.

다른 고위 탈북자는 “양복 입은 사진을 공개한 것은 김정은의 어른스럽고 점잖아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면서 “어디 싸우러 가는 듯한 김정은의 표정은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자신이 최고위치에 있다는 것을 다시 강조하려는 속셈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