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경기지사 경선 규칙을 둘러싸고 후보 간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안철수 대표가 자신과 가까운 김상곤 전 교육감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미 정해진 경선 룰을 바꾼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기 식구 챙기기' 논란이 일고 있다.

◇김상곤·김진표 싸움에 끼어든 安

10일 저녁 새정치연합 최고위원 회의에서는 광역단체장 경선 룰을 놓고 구(舊)민주당 측과 안 대표 측 위원 간에 격론이 벌어졌다. 지난 4일 정해진 경기지사 경선 룰(여론조사 50%+공론 조사 50%) 중 여론조사 대상에 새누리당 지지자를 포함한 것을 변경할 지 여부가 주제였다.

이런 룰에 대해 안 대표 측 후보로 분류되는 김 전 교육감이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을 이유로 "중대 결심도 할 수 있다"면서 반발하자, 지도부가 이를 안건으로 상정한 것이다. 진보 색채가 강한 김 전 교육감은 야당 지지자 또는 무당층만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기를 원했지만, 중도 성향의 김진표 의원은 새누리당 지지자들까지 포함하기를 바랐다.

안 대표 측 최고위원들은 10일 회의에서 수차례 "반대하는 후보(김상곤)가 있지 않으느냐", "기초선거 불(不)공천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 때도 여당 지지자를 제외했다"며 룰을 바꿀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6·4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장단 멤버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당 대표실에서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려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두관 전 경남지사, 정세균 의원,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문재인 의원, 정동영 당 상임고문.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한 손학규 상임고문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반면 전병헌 원내대표는 "(본선의) 득표 확장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라도 여당 지지자를 넣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쟁이 이어지자 안 대표는 "충분히 의견을 들었다"면서도 김 전 교육감이 원하는 대로 '새누리당 지지자 배제 원칙'을 수용, 통과시켰다. 최고위에 참석한 한 인사는 "안 대표가 처음으로 자기 사람을 챙긴 것"이라며 "기초 선거 불공천 방침이 뒤집힌 날이라 안 대표가 밀어붙이면 들어주자는 분위기였다. 김한길 대표도 모르는 척 하더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11일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하며 강력 반발했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여당 지지자를 배제하는 대신) 연령별 투표율 보정을 적용해달라"며 "13일 오전까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실제 선거에서는 (보수층이 많은) 50세 이상 투표율이 20~30대에 비해 높다"며 "본선에서 이길 후보를 가려내려면 연령별 가중치를 둬야 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날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도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했다.

◇安, 자기 사람 챙기기 시작되나

안 대표가 기초 선거 공천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세(勢) 다지기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안 대표는 지난해 설립한 연구소 '내일'의 실행위원 600여명을 임명하는 등 지역 조직을 만들어왔다. 이들 중엔 6·4 지방선거 광역·기초 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이 상당수다. 또 신당 추진 기구였던 새정치추진위원회의 국민추진위원과 새정치아카데미 수강생 등 100여명도 출마 뜻을 가진 지망생이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새정치연합이 기초 선거도 공천키로 하면서 안 대표 측 '완장'을 차고 다녔던 수천 명에 이르는 지역 인사와 민주당 측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고 했다. 실제 안 대표 측에서 기초단체장·의원 선거에 나서려다 불공천 방침으로 출마를 포기했던 인사들이 속속 경선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내일'의 실행위원이었던 한 인사는 "전남 지역 군수 후보들의 난립으로 불출마 기자회견까지 했는데, 공천을 한다니 다시 나서게 됐다"며 "당 지도부 구성 등을 5대5로 나누는 정신에 맞게 당의 전략 공천을 기대해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