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횡단보도를 걷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한 아주머니가 갑자기 횡단보도 가운데쯤에서 무언가에 걸린 듯 심하게 넘어지는 모습을 보았다. 횡단보도 선 바로 옆의 도로 중앙선 위에 설치된 반사 표시구에 발이 걸려 넘어진 것이었다.

중앙선 반사 표시구의 역할은 빛의 반사 각도를 높여 중앙선을 더욱 명확하게 표시함으로써 비가 올 때나 날씨가 흐릴 때도 안전한 주행을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표시구가 도로 위로 튀어나와 있어 중앙선 침범의 위험 신호를 보내는 기능도 한다고 본다.

표시구는 교통 안전상 필요한 시설물임은 틀림없다. 다만 설치된 위치 때문에 표시구가 보행자 통행에 약간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위에서 언급한 보행 사고도 반사 표시구가 횡단보도 바로 옆에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보행자가 횡단보도 가장자리 선 옆쪽으로 걷다 걸려 넘어진 것이다. 선을 벗어나서 횡단하다 사고를 당한 것은 전적으로 보행자 잘못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보행자 수가 많은 횡단보도나 보행 신호 끝자락에는 상당수 보행자가 횡단보도 가장자리 선 밖으로 보행한다. 그런 경우 반사 표시구에 걸려 넘어져 사고를 당할 위험이 있는 것이다.

횡단보도가 있을 때는 횡단보도와 좀 떨어진 지점에 표시구를 설치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횡단보도 선만을 기준으로 하여 선 바로 옆으로 보행하는 보행자를 바로 무단 횡단자로 보아 보호 범위에서 제외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느낌이다. 행정 당국이 중앙선 반사 표시구에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