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선도, 절대 악도 없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양면성을 지닌 입체적 인물들이 수·목요일 밤 10시 시청자들에게 고민을 던진다. SBS '쓰리데이즈'와 KBS 2TV '골든 크로스' 이야기다.

'쓰리데이즈'는 세발의 총성과 함께 실종된 대통령 이동휘(손현주 분)와 그를 지키려는 경호원 한태경(박유천 분)의 활약을 그린 미스터리 서스펜스 멜로 드라마다. 드라마 '싸인'(2011)과 '유령'(2012)을 쓴 김은희 작가는 매회 시청자들의 허를 찌르며 인물들 간 선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

SBS 수목드라마 '쓰리데이즈' 포스터(SBS 제공). © News1

먼저 저격당한 이동휘를 둘러싼 우호적 인물들이 사실은 대척점에 있었다.

전설적 경호실장 함봉수(장현성 분)는 대통령 저격범이었다. 과거 북한군이 민간인을 학살한 양진리 사건에서 민간인을 구하려 투입됐던 군인 함봉수가 주범은 이동휘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동휘를 18년간 보좌한 충실한 비서실장이었던 신규진(윤제문 분)은 정권을 향한 야욕으로 악의 축인 재신그룹 회장 김도진에게 돌아섰다.

함봉수가 "지킬 가치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던 이동휘는 대통령이 되기 전 미국 군수업체 팔콘의 컨설턴트로 무기 판매를 위해 양진리 사건을 제안했던 과거를 지닌 인물이었다. '서민 대통령'으로 여겨졌던 이동휘가 과거 한국 고위 공직자들에게 '팔콘의 개'가 되어 해서는 안 되는 계획을 짰던 주인공이었던 것.

그러나 이동휘는 인명피해가 예상되지 않았던 당시 사건의 전모를 캐려고 하고 주변의 권력자들은 이를 입막음하려 그에게 암살 위협을 가하기에 다시 한번 선악의 경계는 애매해진다. 지난 3일 방송된 10회분에서 이동휘가 대립관계인 김도진을 찾아가 "탄핵을 막아달라"고 부탁을 하는 장면이 방송돼 누가 누구의 편인지는 더 흐릿해졌다.

한태경 편으로 보였던 경호실 기획실 행정법무팀 이차영(소이현 분)의 경우 더 복잡하다. 이차영은 지난 2일 9회분에서 이동휘를 배신한 것으로 그려졌으나 10회분에선 이동휘가 심은 이중스파이로 밝혀졌다.

새 수목드라마 '골든 크로스'에도 쉽사리 선악을 판단내릴 수 없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골든 크로스'는 우리나라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상위 0.001% 사람들의 비밀 클럽 '골든 크로스'의 음모에 휩쓸린 한 남자 강도윤(김강우 분) 복수를 그린 작품이다. 강도윤은 복수를 위해 자신의 가족을 파괴한 자들 밑으로 들어가 충성을 맹세했다가 거대한 소용돌이에 휩싸이며 탐욕과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KBS 2TV 수목드라마 '골든 크로스' 포스터(팬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억울하게 희생된 여동생의 복수를 위해 절대권력에 도전하는 검사 강도윤은 악의 주범 서동하(정보석 분)에 대한 복수로 골든 크로스에 들어선다. 시작은 복수였지만 현실은 끊임없이 그에게 갈등을 겪게 한다.

강도윤은 우연한 만남에서 사랑을 느낀 여인 서이레(이시영 분)가 복수하고자 했던 서동하의 딸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이곳에 안주하면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 성공할 것만 같은 욕망을 느낀다.

'골든 크로스'는 사랑, 복수, 성공을 향한 탐욕 사이에서 어떤 것이 먼저인지 끊임없이 갈등하는 인물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절대적인 선악의 가치를 되물을 예정이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MBC 드라마 '하얀거탑'(2007)에서 주인공 장준혁(김명민 분)을 들며 "장준혁은 권력을 차지하려 나쁜 짓은 다했지만 드라마에서 그가 의사자리에 오르기까지 한 고생을 깔아줬기에 우리는 그를 연민했다"면서 "인생은 평면적이지 않다. 그런 드라마는 다양한 심리묘사가 가능해 인기를 끌고 수작이라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게 현실적"이라며 "'쓰리데이즈'의 신규진도 대통령 편을 들다가 평생의 목표가 사라지니 딴 짓을 한다.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 평론가는 "중·장년 시청층이 목표인 주말극은 시청자가 쉽게 이해가도록 선악이 분명한 구조의 드라마를 보여준다. 이와 달리 미니시리즈 목표는 젊은 층"이라며 "(선악이 모호한 드라마의 경우) 한회만 봐서는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구분하기 어려워 시청률이 크게 오르기는 어렵다"고 한계점을 짚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