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가진 여왕은 '바라는 게 없는 사람'(교황)에게 어떤 선물을 했을까."(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3일(현지 시각)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특별한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며 커다란 바구니를 선물했다. 여기엔 버킹엄궁, 윈저성 등 영국 왕실 사유지에서 만든 먹거리 18가지가 담겨 있었다.

꿀, 달걀, 사슴 고기, 자두 절임 중 특히 눈길을 끈 건 위스키 한 병이었다. 스코틀랜드의 발모럴 영지에 있는 양조장 '로얄 로크나가 디스틸러리'에서 특별히 만든 15년산 싱글 몰트 스카치위스키〈사진〉였다. 가격은 한 병(700mL)에 39.95파운드(약 6만9000원). 양조장은 조니워커, 윈저 등을 생산하는 영국 주류업체 디아지오가 운영한다.

스코틀랜드 토속주(酒)였던 스카치위스키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부터 영국 왕실의 사랑을 받았다. 와인에 스카치위스키를 섞은 '폭탄주'를 즐긴 여왕은 스카치위스키 양조장 시바스, 로크나가, 발렌타인에 '왕실 조달 허가증'을 내줬다. 이후 조지 5세(조니워커), 찰스 왕세자(라프로익) 등 후손들도 스카치위스키를 애호했다.

역사적으로 영국 성공회 수장(首長)인 영국 국왕과 교황은 미묘한 관계다. 16세기 헨리 8세가 영국 국교(國敎)를 가톨릭에서 성공회로 바꿨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2세는 즉위 1년 전인 1951년 교황 비오 12세를 접견한 이래 지금까지 5명의 교황을 만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여왕의 남편 필립공(公)이 위스키를 보여주자 교황이 살짝 놀랐다"고 전했다. 교황은 가끔 와인 한 잔씩 마실 뿐 위스키는 별로 즐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