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반인도적 인권침해 행위를 규탄하며 국제사회 차원에서 제재를 가하기로 한 대북 인권결의안이 유엔인권이사회를 통과했다. 북한은 이에 크게 반발했고, 중국 등 6개국 역시 결의안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 25차 회의에서 북한 내 인권유린 책임자에 대한 처벌과 인권침해 행위 감시기구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대북 인권결의안이 채택됐다.

유럽연합과 일본의 주도로 제출된 이번 결의안은 47개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중 30개국의 찬성으로 찬성으로 최종 채택됐다.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베네수엘라·베트남·파키스탄·쿠바 등 6개국은 반대표를 던졌고, 나머지 11개국은 기권했다.

결의안은 ▲북한의 인권침해 가해자를 국제사법기구에 제소하고 ▲북한인권 상황을 감시할 유엔인권최고대표(OHCHR) 산하 기관을 현장에 설치하며 ▲모든 회원국이 탈북자 강제송환 금지원칙을 준수하며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임기를 1년 추가 연장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지난 17일 북한 정권의 주민에 대한 인권 침해가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조사보고서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부터 1년간 한국·미국·일본·영국 등에서 탈북자와 북한 전문가 등 80명을 상대로 공개청문회와 인터뷰를 통해 작성됐다.

마이클 커비 COI 위원장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독일의 나치나 캄보디아 크메르루주, 남아공 아파트헤이드 등의 잔혹행위에 버금가는 대량 학살과 고문을 자행해 왔다"며 "국제사회는 김정은을 포함한 북한 책임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는 "북한이 인권개혁의 우선 조치로 최대 12만명을 감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치범 수용소를 해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COI의 보고서가 북한의 협조를 얻지 못한채 현지조사 없이 쓰여져 객관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며 대북 인권결의안채택에 반대했다. 중국 측 유엔대표부는 "이 보고서는 실제 현장에 가지 못하고 '외국에 나와 있는 사람들'(탈북자)에게서 나온 정보와 인터뷰에 근거하고 있어 조사 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서세평 북한 제네바대표부 대사는 이날 결의안 표결에 앞서 "북한에는 '당신 일이나 신경쓰라(Mind your own business)'라는 말이 있다. 이는 다른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자기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보며 얼마나 형편없는지 알아야 한다는 뜻"이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COI의 현지조사에 대한 협조 문제에 대해서는 "세상에 칼을 들고 공격하려는 불량배들에게 문을 열어주는 멍청이는 없을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협조는 있을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한편, 국제앰네스티 등은 이날 결의안 채택에 동의하는 성명을 내고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