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46) MS 신임 최고경영자(CEO)

마이크로소프트(MS)가 27일(현지시각) 애플 아이패드용 MS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공개했다. 아이패드가 출시된 지 4년 만이다.

사티아 나델라(46) MS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등을 포함한 아이패드용 MS 오피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나델라 CEO는 “모든 기기에서 MS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특정 장소에서 하나의 기기만 사용하지는 않는다”며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기기를 통해 (MS 서비스를 이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나델라 CEO는 앞으로 ‘모바일·클라우드 서비스 최우선’ 정책을 펼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한 구글 안드로이드용 MS 오피스도 조만간 내놓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온라인 버전 ‘오피스 365’를 모든 태블릿에 적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MS가 윈도 운영체제(OS)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음을 의미한다. MS의 대표 소프트웨어인 MS 오피스는 전 세계에서 10억명 이상이 이용할 정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용 버전은 없었다. 현재 윈도 버전과 맥 버전, 온라인 버전만 나와 있을 뿐이다.

이러한 MS의 윈도 중심 전략은 애플, 안드로이드 OS를 주축으로 한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위협 받기 시작했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오피스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탈(脫) 오피스’ 바람이 닥친 것.

나델라 CEO는 지난 2010년에 아이패드가 출시됐는데도 불구하고 지금에서야 아이패드용 오피스를 내놓은 이유에 대해 “우리는 아직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무엇이든 빨리 해낼 수도 있지만, 우리의 전체적인 생각은 모든 것을 고려해 제대로 해내는 것”이라고 답했다.

27일(현지시각) MS가 공개한 아이패드용 MS 오피스

나델라 CEO의 답변과는 달리 관련 업계에서는 ‘뒷북 출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아이패드는 지금까지 약 2억만대가 팔렸다”며 아이패드용 오피스 출시가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이미 MS 오피스 대신 에버노트, 큅, 스마트시트, 하이쿠덱, 애플 아이워크 등 대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것.

NYT는 뉴욕에 위치한 재무서비스분야 벤처기업 아티베스트의 경우 작년부터 아이패드,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통한 모든 워드작업에 큅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다고 전했다. 큅 앱을 이용하면 기기와 상관없이 모든 직원들이 협업해서 문서를 작성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수정할 수도 있다.

뒷북 출시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전 MS 임원들도 동의한다. 1990년대 윈도우 부문을 총괄했던 전 MS 수석부회장 블래드 실버버그는 MS가 과거 타 회사들이 실패했던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NYT에 말했다.

1990년대 초 인기를 끌었던 워드퍼펙트오피스, 로터스123 등 오피스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당시 실버버그가 윈도 버전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했다. MS가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MS 오피스는 더욱 크게 성공할 수 있었다.

스티브 발머 전 MS CEO도 이달 초 강연에서 “지난 10년을 되돌릴 수 있다면 MS가 오늘날 스마트폰 시장에서 더 확고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모바일 시장 대응이 늦은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