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시교육감 예비후보 등록을 한 한숭동씨는 내년 대전 지역의 일반계 고교 3학년생 1만3500여명에게 연간 수업료 140만원씩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후에는 고교 무상 교육 전면 시행을 위해 다른 교육감과 연대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신구범씨는 제주의 물을 생수로 개발해 판매한 수익금으로 고교 무상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성남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신영수씨도 고교 무상 교육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교 무상 교육' 공약이 남발되고 있다. 정부가 올해부터 고교 무상 교육을 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자, 지역별로 이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 과정에서 고교 무상 교육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2014년 도서·벽지 지역 고교부터 시작해 2017년에 전국의 모든 고교에 무상 교육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산이 부족하자 올해 고교 무상 교육을 시작하지 못했다. 교육부는 "고교 무상 교육을 당초 계획보다 1년 늦춰 2015년 이후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고교 무상 교육을 전면 시행할 때 필요한 예산은 2조여원. 반값등록금(4조원)과 고교 무상 교육(2조원)을 동시에 시행하면 해마다 예산 6조원 이상의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정부가 구상 중인 고교 무상 교육은 학생들에게 입학금·수업료·학교운영지원비·교과서 값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실시해 완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교 무상 교육을 촉박하게 시행할 경우 나타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고교 무상 교육 실행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고교 무상 교육처럼 돈이 많이 드는 공약을 재원 확보 계획 없이 추진하면 초·중등 교육 여건만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선 교사들은 "고교 무상 교육에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면 공교육 여건 개선이 더욱 어려워지고, 오히려 저소득층 학생에게 돌아가는 복지 혜택을 잠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