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는 지난 2012년 11월부터 농림수산식품부(현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농어촌 인성학교'를 세우기 시작했다. 농어촌에서 직접 몸으로 부대끼며 이뤄지는 체험활동을 통해 전국 농어촌을 인성교육의 장으로 만들려는 시도다. 멀리 떨어진 시골까지 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도심 가까이에서 농사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주목해보자. 비영리교육법인 '에듀팜'이 운영하는 '에듀팜 콘테스트'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경기 성남 들꽃농원 내 에듀팜 농장에서 175명이 참여한 에듀팜 콘테스트는 지난해 12월 23일 교육부의 우수 인성교육 프로그램 인증까지 따냈다. 조선에듀케이션은 올해부터 에듀팜과 함께 전국 단위로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용기·책임감·협동심 가르치는 농사활동
토마토, 땅콩, 토란, 감자, 고구마, 배추, 무…. 지난해 4월 7일부터 12월 14일까지 열린 '제1회 성남 에듀팜 콘테스트' 전 과정에 참여한 김효정(37·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씨와 정지헌(경기 성남 장안초등 2년)양 모녀가 수확한 작물이다. 나중에는 김씨와 정양 외에도 아빠와 세 살 난 둘째 딸까지 온 가족이 에듀팜 농장을 찾을 만큼 열성이었다.
김씨는 "아이가 달라지는 게 눈에 보여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지헌이는 벌레만 보면 기겁을 하고 도망치고, 진흙이 조금만 묻어도 질색하던 아이였어요. 하지만 농사일에 재미를 붙이면서 애벌레를 아무렇지도 않게 만지더니 결국 집에 가져와 키우면서 나비가 되는 것까지 지켜봤죠."(웃음)
에듀팜 콘테스트는 학생 10명 내외와 그 학부모로 구성된 팀 단위로 치러진다. '콘테스트'라는 말이 붙었지만 피튀기는 경쟁을 떠올리면 오산이다. 백현상(50) 에듀팜 대표는 "농작물이 잘 자라려면 손이 많이 간다"며 "에듀팜에서는 이를 '미션'으로 지정해 팀마다 즐겁게 농사일에 몰두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우수팀으로 선정되면 유기농으로 재배된 지역 특산물 등을 상품으로 받을 수 있다.
이소정(41·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씨는 "처음에는 '콘테스트'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시험 성적도 모자라서 농사까지 경쟁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막상 농사활동이 시작되자 아이들끼리 서로 잘하려고 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 '콘테스트 방식이 옳았구나!'하게 되더군요."
실제로 지난해 장마철, 에듀팜 농장에 가기 귀찮아하던 이씨를 잡아끈 건 딸 최윤서(경기 성남 수내초등 6년)양이었다. "아이가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귀찮다고 안 오면 작물이 망가진다'면서 책임 의식을 보였어요. 윤서가 변한 모습이 정말 만족스러워요."
◇부모 위한 프로그램 덕분에 아이 이해하게 돼
에듀팜 콘테스트에서는 농사활동 이외에도 인문학 강좌와 체험활동이 이뤄진다. 특히 인문학 강좌는 아직 어린 초등생보다는 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백현상 대표는 "부모를 교육해 자녀와 소통을 어려워하는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고 말했다.
김효정씨는 지난해 4월 13일 열린 박영하 서울여자상업고 교사의 강좌를 첫손에 꼽았다. "우리 아이의 꿈을 이뤄 나가기 위한 방법을 일러주셨어요. '아이의 꿈을 물어보고, 그 직함으로 아이를 불러보라'는 조언을 해 주셨어요. '간호사 정지헌씨'하는 식으로요. 지헌이가 꿈이 자주 바뀌는 바람에 헷갈리는 게 탈이에요."(웃음)
최윤서양에겐 지난해 8월 10일과 9월 28일 두 차례에 걸친 금토천(경기 성남 분당구 삼평동) 체험활동이 기억에 남았다. "수영장 말고 자연 하천에서 물놀이한 건 처음"이라던 최양은 "난생처음 보는 물고기 이름을 배우는 등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농사짓고 산으로 강으로 뛰어다니면서 배우는 게 참 많아요. 저는 올해도 콘테스트에 참여하는데, 주변 친구들한테도 권하고 싶어요."
'에듀팜 콘테스트' 오는 29일 개막
조선에듀케이션과 에듀팜이 함께하는 '에듀팜 콘테스트'는 오는 29일(토) 오전 10시 성남시청 온누리홀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4월부터 11월까지 전국적으로 열린다. 초등 전 학년과 그 학부모가 대상이다. 매주 또는 격주 1회 농사활동(80분)·체험활동(80분)·인문학 강좌(80분)로 이뤄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지난해 175명이 참석하며 시범사업을 펼쳤던 경기 성남 지역은 올해 500명 규모로 확대된다. 서울·고양·수원·용인 등 수도권과 부산·대구·광주·울산·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는 올해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시범지역 참가비는 무료다.(단, 재료비는 본인 부담)
●문의: 1661-7906 cafe.daum.net/edufarms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