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관의 성추행과 가혹행위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군 오모(당시 28세) 대위의 소속 부대 측이 유족에게 '망자(亡者)의 영혼' 운운하며 가해자인 노모(37) 소령에 대한 선처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21일 KBS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 대위가 근무했던 부대에서 법원의 현장검증이 끝난 뒤 해당 부대의 부사단장은 유족에게 황당한 얘기를 꺼냈다. 오 대위의 영혼을 접했다는 한 여성의 말에 따라 부대에서 천도재를 지냈다는 것이다.
유족에 따르면 부사단장은 유족에게 "오 대위의 영혼이 굿을 하는 이 여성을 찾아와 '저(오 대위)는 잘 있으니까 노 소령을 풀어주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대 측은 해당 발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마음 아픈 부모를 상담해주는 차원에서 얘기를 한 것"이라며 "고소를 취하하라고 말한 적도 없다"고 발뺌했다고 KBS는 전했다.
한편 육군 제2군단 보통군사법원은 지난 20일 군 형법상 강제추행, 욕설 및 성적 언행을 통한 모욕·가혹행위 등 혐의로 기소된 노 소령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해 솜방망이 판결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해 10월 강원도 화천 육군 제15사단에 근무하던 오 대위는 부대 인근 주차장 자신의 승용차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오 대위의 유서와 일기장 등으로 인해 오 대위의 직속상관인 노 소령이 오 대위에게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하고 가혹 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