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20일 열린 규제개혁 회의 두 번째 세션에서는 서비스 분야 규제 개혁이 주로 논의됐다. 게임업계를 규제하는 '셧다운제'를 둘러싸고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게임업계를 대표해 토론에 나선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 네오플의 강신철 대표는 "(온라인 게임)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 인해 점점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규제의 도화선이 된 것은 지난 2011년 입법화된 셧다운제"라고 말했다. 청소년보호법에 근거해 도입된 셧다운제는 16세 미만의 청소년이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온라인 게임을 못 하도록 접속을 원천 차단하는 제도다.

청소년 보호 업무를 맡고 있어 셧다운제의 주무 부처가 되는 여성가족부 조윤선 장관은 "2010년에 한 중학생 자녀가 게임 중독을 꾸짖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한 사건이 있었고 또 다음 해에는 게임 문제로 부모와 갈등을 겪던 학생 하나가 자살하는 사건이 불거졌다"며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지금 (본격시행 후) 2년의 결과를 지켜보면 심야시간대에 온라인 게임을 이용했던 청소년들이 62% 정도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조 장관은 "(이 자리 참석자들이) '목적이 숭고하기 때문에 이 규제는 유지해야 된다'고 말하면 안 된다고 하시니…"라고 하면서 말을 마쳤다. 셧다운제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도 '규제 개혁'이란 이날 회의의 목적 때문에 "존치해야 한다"고 말하지 못하고 애매하게 마무리한 것이다.

그러자 게임산업 진흥을 담당하는 유진룡 문체부 장관은 조 장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규제를 폐지해 주시겠다는 말씀인지"라고 물었고, 주변에서는 웃음이 나왔다. 유 장관은 "'목적이 숭고해도 폐지를 하시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지요?"라고 거듭 물으며 "감사합니다"라고 약속을 받아내려 했다. 조 장관은 어색한 웃음을 보이며 끝내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자 사회자인 김종석 홍익대 교수는 "그건 두 분이 직접 만나서 (얘기)하십시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