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부의 크림 자치공화국이 러시아로 합병되면서 '제2의 크림'이 되겠다고 나선 국가가 있다. 우크라이나와 몰도바 사이 인구 55만명의 소국 트란스니스트리아다.
트란스니스트리아 의회의 미하일 부를라 의장은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각) 러시아 의회에 합병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CNBC가 19일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CNBC는 지난 2년 동안 러시아 합병을 학수고대하던 트란스니스트리아가 크림 자치공화국의 성공 사례를 보고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소비에트연방(소련)이 해체되기 전까지 소련에 속해있어 친(親) 러시아 성향이 강하다. 인구 대다수도 러시아인 등 슬라브계(60%)로 구성돼 있다. 반면 몰도바와는 독립을 위한 유혈 전쟁을 치뤘을 정도로 사이가 나쁘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지난 1990년 몰도바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지만 국제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소국은 2006년 주민투표를 진행해 97.2%의 찬성으로 러시아로의 병합을 결정했다. 하지만 당시 러시아가 병합을 거절했다.
정보자문회사인 테네오인텔리전스의 오틸리아 드핸드 부대표는 "(러시아가 크림 합병을 받아들인) 지금이 트란스니스트리아가 합병을 다시 요청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라며 "러시아는 지금까지 전략적 또는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지역을 합병하는 데 관심을 보여왔다"고 CNBC에 말했다.
하지만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염원대로 러시아에 합병될 현실적인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CNBC는 전했다. 약 1000명의 러시아군이 트란스니스트리아에 주둔해 있지만 크림반도에 비하면 규모가 작다. 또한 러시아는 지리적으로 트란스니스트리아와 맞닿아 있지도 않아, 병합이 진행될 경우 서방 국가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러시아가 트란스니스트리아를 합병하게 될 경우 얻는 전략적 이득이 적지 않다. 트란스니스트리아를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군사작전의 전초기지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드핸드 부대표는 "만약 러시아가 트란스니스트리아를 합병한다면 우크라이나에게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움직임에 친(親)서방국인 몰도바가 반대하고 나섰다. 니콜라에 티모프티 몰도바 대통령은 "만약 러시아가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이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위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함께 티모프티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을 향해 "하루 빨리 몰도바의 EU 가입을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티모프티 대통령은 "EU 가입은 몰도바의 주요 목표"라며 "EU 가입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달성했고 이제는 EU의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EU는 우크라이나 같은 실수를 또다시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는 EU 가입 승인을 미적거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몰도바 이웃인 루마니아의 트라이안 바세스쿠 대통령도 "러시아가 크림 자치공화국 합병 시나리오가 몰도바에서 재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EU가 하루빨리 몰도바의 가입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동유럽 매체 RFERL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