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19대 국회에서 법안 처리율이 가장 떨어져 '불량 상임위'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최근에는 민주당이 방송법과 다른 법안 전체를 연계하면서 공전(空轉)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새누리당은 19일 방송 분야를 담당하는 별도 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이 방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이날 오전 새누리당 비공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병국 의원은 "여야가 미방위에서 방송법 개정안을 두고 다툼을 벌이느라 원자력 방호·방재법과 각종 민생 법안까지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방위에서 방송을 따로 떼어내야 한다"고 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좋은 생각"이라며 "이 문제를 야당과 집중 논의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상임위·특위 신설이나 담당 부처 조정은 국회법을 고쳐야 하기 때문에 야당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민주당에서는 거부 방침을 밝혔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정략적 목적의 꼼수"라며 "절대 협조하지 않겠다"고 했다.
미방위는 겸임 상임위인 정보위·여성가족위원회를 빼면 상임위 중 법안 처리율이 최하위다. 지난 1년간 처리한 법안이 4건이다. 작년 7월부터는 한 건도 미방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참가 전 국회 본회의 통과를 부탁한 원자력 방재·방호법을 비롯, 단말기 유통 구조 개선법, 개인 정보 보호 관련법, 원자력 안전법 등 예민한 민생 법안이 353건이나 계류돼 있다. 이날도 새누리당 미방위 법안심사소위 소속 의원 5명은 단독으로 회의를 열고 원자력 방호·방재법을 심의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 5명이 전원 불참하는 바람에 의결을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