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북한의 적십자 회담이 지난 3일에 이어 19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다시 열렸다. 공식 명분은 패전 후 북한에 남겨진 일본인 유골 송환 문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일본인 납치 피해자, 경제 제재 완화 등의 협상을 위한 정부 간 예비 회담이다.
이날 회의에는 북한과 일본 적십자사 관계자 외에 양국 외무성 과장이 참석했다. 외무성 관계자들은 비공식 회담도 가졌으며 20일에도 회담을 이어간다.
북한과 일본은 지난 3일 적십자회담 비공식 회담을 통해 납치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씨 부모와 요코타씨가 북한에서 낳은 딸 김은경(26)씨의 제3국 상봉을 성사시켰다. 당초 평양 상봉을 제안했던 북한이 일본 요구를 수용, 메구미씨 가족이 지난 10~14일 몽골에서 만났다.
북한의 양보는 '일본 카드'로 한·미·일의 대북 제재 공조를 흔들어 일본의 경제 제재 완화를 끌어내기 위해서이다. 일본은 핵문제만큼 납치 문제를 중시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19일 메구미씨 가족 상봉을 북한의 변화로 평가하고 "핵문제뿐 아니라 납치 문제를 해결해야 북한이 국제사회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납치문제담당상도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 제재 해제와 지원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은 일본이 주장하는 납치 피해자 중 5명은 송환했고 나머지는 사망했거나 납치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가 북한의 입장을 고려, 납치 피해자 재조사라는 타협책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재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할 경우, 일본 정부가 경제 제재를 일부 완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