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 식자재 유통을 놓고 벌어지는 서울교육청과 서울시의 갈등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심화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의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그동안 사실상 독점 유통으로 예산이 낭비되는 폐해를 낳았다"고 주장하고, 서울시는 반대로 "서울교육청이 학교에 압력을 넣어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이용을 막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식자재 가격 결정 논란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가 만든 서울친환경유통센터는 2010년 문을 열었다. 이 센터는 친환경 무상급식을 강조한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이 당선되면서 단기간에 서울 학교 급식의 유통시장을 장악했다. 지난해 서울 초등학교의 약 92%가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해 식자재를 공급받았다.
하지만 학교들은 불만이 많았다. 서울지역 한 고교 교장은 "학교 입장에선 공급업체, 배송업체와 가격 협상 여지가 사실상 없고,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정해주는 단가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해 구입한 미나리가 1만2000원(1㎏)인 반면, 센터를 거치지 않고 경쟁입찰을 택한 학교는 5000원 안팎이었다. 가격이 2배 이상 비쌌던 것이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는 "가격이 다소 비싼 것은 센터가 공급하는 농산물 품질이 좋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의 한 초등학교 영양교사는 "주부가 장을 볼 때도 하나하나 값을 따지는데 학교가 시장조사를 하고 식자재를 구입하면 예산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쟁점 될 수도
2012년 12월 문용린 교육감이 당선된 이후 서울교육청은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학교 급식 식재료 구매를 독점해 식재료 구매 가격이 오르고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센터의 독점력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학교 급식의 친환경 식재료 사용 권장 비율을 50% 이상으로 완화했다. 곽노현 전 교육감 때에는 70% 이상(중학교는 60% 이상)이었다. 이렇게 되자 서울친환경센터에 의존했던 학교들의 이탈이 가속화됐다. 지난해 총 888곳에 달했던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이용 학교 수가 올해 신학기엔 32곳으로 크게 줄었다.
결국 150억원을 들여 이달 중에 서울 가락시장에 제3센터를 열기로 했던 서울시의 서울친환경유통센터는 큰 타격을 받게 됐다.
게다가 서울교육청은 지난 10일 농식품부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학교 급식 식재료 품질 향상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학교 급식에 있어서 서울시의 서울친환경유통센터와는 거리를 두겠다는 것이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두고 심화된 서울시와 서울교육청의 갈등은 다음 달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에 따라 서울시장, 서울교육감 선거 쟁점으로 확산될수도 있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가 서울시내 학교에 친환경 급식의 식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설립한 조직. 학교에서 급식 식자재 주문을 받아 이를 산지(産地) 공급업체에 배분하고, 배송업체를 지정해 식자재를 일선 학교에 배달하는 유통과정을 총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