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톨릭 교회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고 10일 교황청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발표했다. 교황은 방한 기간 중 충남 솔뫼·해미 성지(聖地)에서 열리는 아시아 가톨릭 청년 대회 미사, 서울의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식을 주관하고 충북 음성 꽃동네를 찾아간다. 가톨릭 교황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통틀어 세 번째이며 이번 방한은 198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25년 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으로 한국 천주교는 올 들어 염수정 서울대교구장의 추기경 서임과 한국인 순교자 대규모 시복(諡福)에 이어 겹경사를 맞게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각국 추기경을 임명하는 자리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두 팔로 끌어안고 "한국을 사랑합니다"라고 했다. 작년 3월 교황이 된 직후 낸 부활절 메시지에서는 "아시아 평화, 특히 한반도의 평화를 간절히 빕니다. 한반도에서 불화가 극복되고 화해의 정신이 자라나기를 바랍니다"라고 했다.

한국 천주교는 200여년 전 이 땅에 처음 들어온 이래 박해와 시련 속에서 신자 500만이 넘는 기적 같은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한반도 북쪽에서는 3대 세습 정권이 핵무기를 거머쥔 채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고 주민들은 종교의 자유도 빼앗긴 채 독재와 굶주림에 신음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한반도와 동북아에 사랑과 평화의 따스한 기운을 고루 퍼뜨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후에도 호화로운 교황 관저를 마다하고 소박한 방문자 숙소에서 지내며 수십 년 된 낡은 차를 타고 다닌다. 길에서 만난 한센병 환자의 이마에 입 맞추고 소년범 발을 씻겨주고 성폭행당한 여자에게 위로 전화를 걸기도 했다. 격식과 권위를 멀리하고 가장 낮은 곳, 어두운 곳에서 종교의 참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지상(地上)의 성자(聖者)다. 겉치레에 치우치지 않되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맞이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손길이 우리 사회 구석구석까지 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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