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고위 간부 출신인 김청송(가명·사진)씨는 지난달 14일 "북한 지도부들은 '이러다가 북한이 중국의 속국(屬國)으로 전락하는 게 아닌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국내에 있는 탈북자 가운데 최고위급 인사로, 언론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는 "중국의 자금과 물자가 없으면 북한은 중앙정부의 정책 집행이나 인민들의 생활이 불가능하다"며 "김정일 체제 20년 동안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너무 커져서 이제는 중국 수입 자재나 비료·농약이 없으면 건설도 농사도 불가능하고 체제가 유지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했다.
김씨는 "북한 당국도 중국과 교역을 통해 발생하는 부채 누적이나 국부(國富) 유출 등의 문제를 잘 알고 있지만 다른 방도가 없어서 지하자원 채굴권이나 나선·황금평 등 특구 개발권을 중국에 넘겨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씨는 "북한 지도부는 결코 중국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김씨는 "김일성이 (1961년) 중국과 우호조약을 체결할 때부터 '중국을 믿지 마라'고 했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압력에도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또 "김정일이 '변경은 북한 땅이 아닌 거냐'고 말했을 정도로 중앙의 통제가 변경 지역에는 먹히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중앙정부가 정책을 하달해도 지방에선 각자 생존과 안위를 위해 거짓 보고를 올리는 일이 고질화됐다"며 "김정은은 평양만 통치할 뿐 제2의 도시인 함흥만 해도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고 했다.
김씨는 "3대 세습 체제가 안고 있는 모순 때문에 간부들도 언제 숙청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면서 "2~3년 권력을 잡았을 때 최대한 재산을 빼돌리고, 신병이나 가정사를 핑계로 조용히 은퇴하려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