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가 전략 요충지가 된 건 이곳을 확보해야 흑해(黑海·Black Sea)를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흑해는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터키 등으로 둘러싸인 내해(內海)로, 가느다란 보스포루스 해협(터키 이스탄불)을 통해 지중해와 연결돼 있다. 해협이 차단되면 흑해는 사실상 호수가 된다.

그렇다면 흑해에는 왜 '검은 바다'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흑해를 둘러싼 지역은 고대 시절 야만족들이 점령하고 있어 '비우호적 바다' '불빛이 없는 바다'로 불렸다고 한다. 더구나 섬이 없어 풍랑을 만나면 피하지 못하고 난파해 '죽음의 바다'라는 뜻에서 흑해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설이 있다. 물의 순환이 자유롭지 못한 이 바다는 하층부 염분이 많아 발광 미생물이 없기 때문에 검게 보인다는 설도 있다.

이곳에서 지중해로 나가려면 길이 31㎞, 넓이 700~3000m인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이 해협은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통행권을 둘러싼 국제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1936년 몬트로 조약에 의해 보스포루스 해협의 터키 지배권을 인정하되, 흑해 연안국 군함은 자유 통행한다는 합의가 이뤄졌다. 조약에 따라 러시아 흑해함대도 보스포루스를 통과해 지중해로 진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