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 한국 프로축구엔 '오빠부대'라는 말이 있었다. 준수한 외모에 화끈한 축구 실력을 겸비한 안정환(38)과 이동국(35)이 나타나면, 경기장은 늘 "오빠"를 외치는 수천 명 여학생들로 붐볐기 때문이다. 덕분에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이들이 나오는 경기에는 2만명 가까운 팬이 찾는 특수(特需)를 누렸다.

8일 개막하는 2014 K리그 클래식도 이에 뒤지지 않는 '꽃미남' 선수들이 그라운드의 여심(女心)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각 구단은 미남 선수들과 회원들의 팬 미팅, 사인회, 유니폼 증정 등의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프로축구 부산의 임상협은 K리그를 대표하는‘꽃미남’스타다. 올해로 데뷔 6년째를 맞은 그는 K리그 개막을 앞둔 7일“더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스포츠조선 매거진‘어퍼컷’에 복근을 드러내고 화보를 촬영했을 때의 모습.

부산 아이파크는 K리그의 대표적인 '꽃미남 군단'이다. 임상협(26)·한지호(26)·윤정규(23) 등 아이돌그룹 못지않은 외모의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부산은 '아이돌 파크'라고 불리기도 한다. 특히 임상협은 지난해 프로축구연맹이 네티즌을 상대로 실시한 'K리그 최고 꽃미남 선수는?'이란 설문조사에서 '오빠부대의 원조' 이동국(35·전북)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임상협은 "외모뿐만 아니라 골을 많이 넣는 공격수로 사랑받고 싶다"고 말했다. 임상협은 180㎝, 73㎏의 탄탄한 체구에 100m를 12초에 주파하는 스피드를 활용해 지난 시즌 정규리그 36경기에서 9골 4도움을 기록했다. 올해도 본인이 선호하는 측면 공격수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석현(24)은 인천 유나이티드를 대표하는 얼굴이자 중원을 책임지는 핵심 미드필더다. 웃을 때 드러나는 고른 치아가 매력적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그는 그라운드에서는 야생마다. 호쾌한 중거리슛이 장기로 지난 시즌 데뷔 첫해에 33경기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선정됐다. 이석현은 "지난해 고무열(포항)에게 영플레이어상을 내줬지만, 올해엔 더 많은 골을 넣어서 팬들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라운드의 미남 스타'들로 팬들의 관심을 끄는 한지호(부산·왼쪽부터)와 이석현(인천), 송진형(제주).

제주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송진형(27)은 올 시즌 처음으로 '에이스'를 상징하는 10번을 받았다. 2012년 제주에 입단한 이후 줄곧 37번을 달았었다. 송진형은 "올해 목표는 10골 10도움"이라며 "최소한 10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프로무대에 처음 데뷔하는 꽃미남 선수도 있다. 안진범(22·울산)은 2009년 손흥민(레버쿠젠)·윤일록(서울) 등과 함께 17세 이하(U―17) 월드컵 8강을 달성했을 때부터 귀여운 외모로 주목을 받았던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