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숨바꼭질’ 속 초인종 암호와 유사한 표시가 광주의 일부 아파트들에서 발견됐다고 6일 광주일보가 보도했다. 영화 ‘숨바꼭질’에서 남의 집에 숨어 사는 범인은 주인공을 비롯한 범행 대상의 집을 관찰하며 초인종 옆에 ‘1□1○2△’ 암호를 기록해 놓는다.
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광주시 북구 J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모(33)씨는 4일 오후 1시쯤 집안 일을 하던 중 초인종 누르는 소리를 듣고도 모른 척했다. 집에 홀로 있었던 데다, 전에 도둑 맞은 기억이 떠올라 무서웠기 때문이다.
김씨는 인기척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현관문을 열어 주변을 살피던 중 화들짝 놀랐다. 현관문 옆에 전에 없던 ‘X’ 표시가 돼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며칠 전 현관문 옆에 ‘△’ 표시가 돼 있는 것을 본 뒤 지인들로부터 ‘도둑 표시’라는 얘기를 듣고 ‘☆’ 형태로 바꿔놨었다. 그런데 누군가 이날 이 표시(‘☆’)를 페인트로 덧칠한 뒤 ‘X’로 다시 바꿔놓은 것이다.
불안해진 김씨가 같은 동에 사는 아파트 위·아래층을 오르내리며 다른 집 현관문을 확인해보니 어떤 집에는 표시가 있고, 어떤 집에는 없었다.
결국 김씨는 이날 광주·전남 주부 회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무서워서 이사를 가야할 것 같은데, 도둑 표시가 맞느냐”며 조언을 구했다.
커뮤니티 회원들의 반응은 놀라웠다. 광주 서구 풍암동과 북구 운암동, 광산구 신가동 등의 아파트 현관문 옆에도 의미를 알 수 없는 ‘X’, ‘+’, ‘―’, ‘〓’, ‘○’, ‘△’ 등 다양한 표시가 돼 있다는 것이었다.
몇몇 회원들은 “표시된 것을 보고 지웠는데, 며칠 새 또다시 표시가 돼 있었다”, “순천에선 이 일로 난리난 적이 있는데, 누군가 아파트에 침입한 뒤 표시해놓고 달아났다”며 도둑 표시가 맞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회원들은 전기나 가스 검침, 우유·신문 판매, 종교인 방문 등의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영화 ‘숨바꼭질’에 나온 암호와 유사하다며 범죄 피해에 노출된 것 아니냐고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과거 언론보도 등을 토대로 ‘○’는 남성, ‘△’는 여성, ‘X’는 사람이 없는 상태, ‘―’와 ‘〓’는 집에 사는 사람 수를 의미한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이 카페엔 경찰에 신고해보라는 글도 올라와 있다. 그러나 이날 현재까지 각 경찰서에 ‘도둑 표시’와 관련된 신고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광주일보는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신문에 “주민들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해당 아파트에 표시가 돼 있는지를 확인, 강·절도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해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