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사업하듯 투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3)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연례 투자자 서신에서 이렇게 조언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미 경제 주간지 포천은 24일(현지시각) 버핏이 투자자에게 보내는 연례 서신의 발췌문을 공개했다. 버핏은 매년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실적 보고서를 공개할 때 주주들에 대한 투자 조언을 담은 서신을 함께 첨부하고, 전문 공개에 앞서 요약본을 공개한다. 버크셔 해서웨이 실적 보고서와 투자 서신 전문은 다음달 1일 아침 공개된다.

이날 포천에 공개된 발췌문에서 버핏은 자신의 부동산 투자 경험을 예로 들며 주식 투자도 부동산처럼 멀리 내다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버핏 회장은 "일반 투자자는 절대 시장 수익률을 이길 수 없다"며 "미국 기업들이 지금까지 잘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사실은 비전문 투자자들에게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했다. 포천에 따르면 1994년부터 올해까지 뉴욕 증시에서 S&P 500은 1000% 상승했다. 같은 기간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수익률은 990%를 기록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주변의 비합리적인 투자자들의 영향을 받아 덩달아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아주 크다"며 "경제, 금리, 주가 움직임 등 시장에 정보가 너무 많아 오히려 투자자들을 방해한다"고 했다.

이에 그는 투자의 5대 원칙을 제시했다.

우선 만족스러운 투자 수익률을 얻기 위해 꼭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버핏 회장은 "투자 전문가가 아니라면 스스로 제한선을 정하고 합리적인 선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법을 택해야 한다"며 "결정을 단순화하고, 빠른 수익률 달성을 보장해주는 방법은 피하라"고 조언했다.

두 번째로 미래 생산성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미래에 안정적으로 수익 창출을 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에 투자하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것. 버핏 회장은 "모든 정보를 알고 완벽하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투자자는 없다"며 "내 투자에 대한 행동만 이해하고 있으면 된다"고 했다.

세 번째로는 투자 자산의 실제 수익률과 투자자의 희망 수익률은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완벽하게 미래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미래 주가를 맞출 가능성은 50%일 뿐"이라고 했다.

네 번째로 버핏 회장은 하루하루의 가치 변화에 신경 쓰지 말고 큰 그림을 보라고 조언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란 얘기다.

끝으로, 거시 경제나 미시적인 시장 예측은 모두 시간 낭비라고 경고했다. 주변의 과도한 정보는 오히려 중요한 정보 습득을 방해할 뿐이라는 것. 그는 "CNBC나 블룸버그 TV, 폭스비즈니스를 모두 꺼라"고 조언했다.

그는 서한의 마지막 부분에서 투자 추천 기업으로 철도 회사인 노던 퍼시픽(Northern Pacific)을 추천했다. 현재 노던 퍼시픽의 시장 가치는 4000만달러(약 428억원)다.

이런 버핏의 투자 조언을 두고 견제의 목소리를 내는 전문가들도 있다. 금융서비스 회사 오캠 파이낸셜그룹의 컬렌 로쉬 창립자는 이날 그의 블로그에 버핏의 조언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버핏은 거시 경제를 신경쓰지 말라고 조언했지만 서신 뒷 부분에서 미국 경제가 잘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며 "이는 모순적인 태도"라고 꼬집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공개될 서신 전문에 버크셔 해서웨이 차기 회장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버핏은 앞서 차기 회장 후보를 선출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후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