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유우성(34)씨 간첩 의혹 사건의 증거 위조 논란에 대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는 대검 진상조사팀(팀장 윤갑근)은 조백상(58) 중국 선양(瀋陽) 총영사를 22일 불러 13시간 동안 조사했다고 23일 밝혔다. 선양 총영사관은 최근 중국 대사관이 '위조'라고 밝힌 문서 3건을 검찰이 입수하는 과정에 관여된 곳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번 위조 논란은 검찰이 유씨의 2심에서 법원에 제출한 유씨 출입경 기록이 변호인이 제출한 출입경 기록과 달라 이를 서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화교 출신으로 북한에 살던 유씨는 탈북자로 정착해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하다 간첩 혐의를 받고 작년 1월 구속됐다. 유씨는 2006년 5월 어머니 장례식에 참석하려고 밀입북했고, 그다음 달(6월) 재차 밀입북을 시도하다가 회령시 보위부에 체포되면서 간첩교육을 받았고, 탈북자단체 활동을 통해 얻은 200여명의 탈북자 정보를 북에 넘긴 혐의를 받았다.

검찰이 제출한 유씨 출입경 기록(그래픽상 ①번 문건)엔 5월 27일~6월 10일 세차례 '입경-출경-입경' 기록이 남아 북한을 드나든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변호인이 유씨 가족을 통해 중국에서 뗀 서류에는 '입경-입경-입경'으로 돼 있었다. 변호인 측이 위조 공방을 벌이자 검찰은 외교부를 통해 '허룽시 공안국' 날인이 찍힌 '사실확인서(②번 문건)'를 받아 제출한다. 허룽시 공안국이 출입경 기록을 발급한 사실이 있다는 내용이다. 변호인 측은 다시 삼합변방검사참(출입국관리소)으로부터 받은 '정황설명서'를 제출하는데, "마지막 2차례의 입경 기록은 전산상 오류 때문으로 실제로는 없어야 할 기록"이라는 내용이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 근거인 셈이다.

그러자 검찰은 다시 삼합변방검사참 날인이 찍힌 '정황설명서에 대한 답변서(③번 문건)'를 법원에 제출한다. 변호인이 제출한 정황설명은 합법적인 서류가 아니며, "작업인의 착오로 출과 입의 기록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다. 공방이 계속되자 재판부는 주한 중국 대사관을 통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고, 지난 13일 중국 대사관이 "검찰 측 서류가 모두 위조된 것"이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검찰은 즉각 수차례 브리핑을 통해 "적법한 절차를 통해 입수한 것으로 위조 가능성을 몰랐다"고 해명했고, 대검에 진상조사팀을 꾸렸다.

이모 영사, 문건 위조 관여했나

논란이 커지자 조백상 총영사는 지난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에 출석해 "문서 3건 중 1건(②번 문건)은 외교부를 경유해 검찰 요청을 받아 총영사관이 발급한 문건이고, 나머지 2건은 선양 총영사관 소속 영사가 유관기관(국정원)이 획득한 문서에 공증한 문건"이라면서 "영사들이 알아서 공증하는 문건이 연간 5만여건에 달해 사전에 보고받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조 총영사가 언급한 영사는 국정원에서 외교부에 파견된 이모 영사로 문서 위조 논란의 실체를 잘 알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현재 중국 선양에 머무르고 있다.

민변과 야당은 "이 영사는 대공수사팀 요원으로 유우성씨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작년 8월 무렵 선양으로 파견됐다"면서 "문서 위조를 직간접적으로 알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정원은 "문서 조작은 없었다"면서 공판 과정에서 해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일각에선 "국정원 요원들이 비선(秘線)으로 정보를 입수하고 발급 권한자의 공식 허가를 받지 않아 위조 오해를 받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검찰이 제출한 유우성씨 출입경 기록 자체는 변호인이 제출한 기록과 거의 일치해, 기록을 완전히 거짓으로 창조해 냈을 가능성은 없다는 이유에서다.